미래 달기지 지진에 취약할 수도…아폴로 지진 자료에 LRO 입혀 재분석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달 내부의 수축 작용으로 표면의 '충상(衝上·thrust) 단층'을 따라 지각이 움직이면서 지금도 지진(moonquakes)이 일어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달은 지구 반지름의 4분의 1에 불과해 이미 오래전에 지질 활동이 멈췄으며, 지각 변동에 따른 지진은 지구에서만 관측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13일 미국 메릴랜드 대학과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이 대학 지질학 조교수 니컬러스 쉬머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달에 설치한 지진계를 통해 얻은 자료와 달정찰궤도선(LRO)이 찍은 이미지를 결합해 얻은 이런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실었다.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와 12, 14, 15, 16호는 각각 지진계를 설치해 1969년부터 1977년까지 모두 28차례에 걸쳐 규모 2~5의 진동을 탐지했다.

연구팀은 이 지진 자료들을 새로운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진앙을 정확히 파악한 뒤 LRO의 이미지를 대입한 결과, 적어도 8건 이상이 충상단층을 따라 지각이 움직이면서 생긴 지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행성 또는 운석 충돌이나 지구의 중력으로 달 내부 깊은 곳의 요동에 의한 진동이 아닌 진짜 지진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지진들의 진앙이 충상단층에서 30㎞ 이내에 있어 단층이 지진을 유발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8건의 지진 중 6건은 달이 궤도상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지는 원지점(apogee)이나 이에 근접해 있을 때 발생한 것을 확인했으며, 이를 토대로 달 내부의 수축과 함께 지구의 중력이 추가로 작용해 충상단층을 따라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또 1977년 이후는 지진 자료가 없지만, 달에 여전히 지각 이동에 따른 지진이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달은 내부 온도가 내려가면서 수축할 때 포도가 말라 건포도가 될 때처럼 지각에 주름이 생겨 깨지면서 수십미터 높이에 수킬로미터에 걸쳐 절벽이나 급경사 단층을 형성한다.

지난 2009년부터 탐사 활동을 해온 LRO는 지금까지 이런 단층을 3천500개 이상 촬영했다. 이 중 일부는 경사면 바닥에 산사태 흔적이나 바위가 굴러떨어져 있는 것이 포착됐다. 풍화작용이 이뤄지면 이런 지질학적 흔적이 검게 변하는데 일부는 밝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비교적 최근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을 나타냈다.

또 바위가 굴러떨어진 흔적이 작은 유성체의 충돌 등으로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것도 지진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또다른 증거로 제시됐다.

논문 제1저자인 스미스소니언연구소 지구행성연구센터의 토머스 워터스 박사는 "8건의 지진은 달 내부의 수축과 지구의 중력으로 지각에 압력이 쌓여 단층이 이동하면서 생겼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이는 아폴로 지진계가 달 내부의 수축을 기록했으며 달이 아직도 지질구조상 활성 상태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미래에 달에 건설할 기지가 지진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LRO가 지난 10년 촬영한 이미지 자료와 앞으로 찍을 이미지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달의 최근 지진에 관한 새로운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새로운 달 탐사를 통해 첨단 지진계를 달에 설치함으로써 달의 지질구조에 관한 더 다양한 지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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