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만능 스포츠맨'으로 잘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이스하키 친선경기에서 혼자 8골을 터트렸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은 11일(한국시간) 푸틴 대통령이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리그인 '나이트 하키 리그' 갈라 매치에 출전해 경기 최다 득점을 올렸다고 전했다.

러시아 소치의 볼쇼이 아이스 돔에서 열린 이 날 친선경기는 러시아 출신의 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다수 참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슬라바 페티소프, 파벨 부레 등 러시아 아이스하키 스타들과 함께 '레전드 팀'에서 뛰었다.

상대 팀은 아마추어 선수들, 푸틴의 어린 시절 친구, 재벌 사업가인 게나디 팀첸코, 억만장자인 블라디미르 포타닌과 몇몇 러시아 정치인들이 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첫 골을 터트렸다. 팀 동료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득점 기회를 몰아줬고, 상대 팀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에도 7골을 더 몰아치며 최다 득점자가 됐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은 8골을 올렸다고 보도했지만,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10골을 터트리며 14-7 승리를 이끌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3골을 넣었다.

경기 후 링크를 돌면서 관중의 박수에 화답하던 푸틴 대통령은 레드 카펫에 스케이트 날이 걸리면서 얼굴을 박고 넘어져 체면을 구겼다.

'나이트 하키 리그'는 스포츠에 대한 일반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아이스하키를 대중화하기 위해 러시아 전역을 묶는 아마추어 리그를 만들자는 푸틴 대통령의 제안으로 2011년 시작했다.

2012년 처음으로 아이스하키 링크에 모습을 드러낸 푸틴 대통령은 이후 각종 친선경기에 출전하며 빙상 스포츠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67세)에 장기 집권을 이어가는 그에게 건강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심는 것은 통치술의 중요한 방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도 검은 띠인 푸틴 대통령이 소치의 해발 2천m가 넘는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고, 흑해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외신들은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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