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임지영 기자 = 웹툰작가 기안84(김희민)가 연재중인 작품속에서 청각장애인을 희화화했다며 장애인 인권단체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10일 오후 전장연은 공식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작가 기안84의 작품 속 청각장애인 비하 표현에 대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입장’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게시하며 문제가 야기된 기안84의 만화 '복학왕' 속 한 장면을 첨부했다.

공개된 장면은 청각장애를 가진 여성 캐릭터가 닭꼬치를 사먹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캐릭터는 “닥꼬티 하나 얼마에요?”라며 어눌하게 말하는것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것 조차도 어눌한 발음으로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해당 캐릭터가 닭꼬치에 소스를 뿌리는 장면에서‘마이 뿌뎌야디’ ‘딘따 먹고 딥엤는데’라고 여성의 생각을 말풍선으로 표현했다.

전장연은 이에 대해 “작품에서는 이 캐릭터가 말이 어눌하고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것도 물론, 생각하는 부분에서도 발음이 어눌하고 제대로 발음 못하는 것처럼 표현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고취시키는데, 이번 연재물에서는 아예 청각장애인을 지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희화화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장연은 “명백히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의한 법률’ 제4조에 해당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 행위”라며 “기안84님이 지속적으로 특정 장애에 대해 광고를 통한 차별을 계속해 왔고, 그 차별이 쌓이고 쌓여 이번과 같은 결과물까지 만들어진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기안84님의 ‘광고에 의한 차별’로 청각장애인 당사자분들은 깊은 배제와 상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기안84님은 지금까지 작품을 통해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 온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시기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이에 웹툰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는 10일 오후 네이버 웹툰에 연재중인 ‘복학왕’ 248화 말미에 “이번 원고에 많은 분들이 불쾌하실 수 있는 표현이 있었던 점에 사과말씀 드립니다”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기안84는 사과문에서 “성별, 장애, 특정 직업군 등 캐릭터 묘사에 있어 많은 지적을 받았다. 재미있게 만들고자 캐릭터를 잘못된 방향으로 과장하고 묘사했던 것 같다”라며 “앞으로 더 신중하겠다”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