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8월 18일까지 '덕온공주'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순조와 순원왕후 사이에서 태어난 복온공주(1818∼1832)가 11살에 쓴 한글 글씨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5일 개막하는 개관 5주년 특별전 '공쥬, 글시 뎍으시니: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 유산'에서 복온공주 글씨첩을 선보였다.

복온공주가 창덕궁 옥화당에서 지낼 때 쓴 시를 모은 글시첩은 한글 시 7편과 한문 시 3편으로 구성되며, 현존하는 유일한 복온공주 글씨 자료다.

아버지 순조가 점수와 상품 목록을 적었는데, 임금이 딸에게 직접 작문을 가르쳤음을 알려주는 유물로 평가된다.

전시는 복온공주 동생이자 조선 마지막 공주(정실 왕비가 낳은 딸)인 덕온공주(1822∼1844)와 아들 윤용구(1853∼1939), 손녀 윤백영(1888∼1986)이 남긴 자료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박물관이 2016년 개최한 '1837년 가을 어느 혼례날: 덕온공주 한글 자료'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한 덕온공주 전시로, 지난 1월까지 수집한 덕온공주 집안 자료 400여 점 중 200여 점을 공개한다.

덕온공주는 양반가 자제 윤의선과 혼인했으나, 자식을 낳지 못했고 윤의선이 윤용구를 양자로 들였다.

복온공주 글씨첩 외에도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돌아온 덕온공주 한글 글씨 '자경전기'와 윤용구가 한글로 쓴 여성 전기 '동사기람'이 최초로 일반 관람객과 만난다.

'자경전기'는 덕온공주가 순조가 지은 한문 '자경전기'(慈慶殿記)를 5m가 넘는 종이에 정성스럽게 한글로 쓴 자료다. 자경전은 덕온공주 할아버지인 정조가 모친 혜경궁 홍씨를 위해 창경궁 안에 지은 건물이다. 그 건물은 없어지고 현재는 터만 남았다.

박물관 관계자는 "한글 '자경전기'는 조선왕실의 깊은 효심을 보여주는 자료로, 덕온공주가 단아한 한글 궁체로 적은 친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여성 열전 '동사기람'은 윤용구가 중국 역사서 '정사기람'과 함께 한글로 펴낸 책이다. 조선시대에 사대부 남성이 한글로 쓴 편지는 적지 않지만, 중국 역사를 한글로 옮겨 적은 사례는 드문 편이다.

이외에도 덕온공주 오빠인 효명세자가 쓴 한시 모음집 '학석집' 일부를 우리말로 번역한 자료와 덕온공주 인장·노리개, 윤용구 유품, 윤용구와 윤백영 부녀가 한글로 쓴 관혼상제 예법도 선보인다.

전시는 8월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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