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시즌 초반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민병헌(32·롯데 자이언츠)이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4∼5선발과 포수 포지션에 대한 고민을 조금씩 해결하며 상승세를 타던 롯데에 초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민병헌은 지난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6회초 SK의 두 번째 투수 박민호의 투구에 왼손을 맞은 뒤 강한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1루까지 걸어간 민병헌은 벤치에 교체 사인을 냈고, 이후 병원으로 향했다. 그 결과, 왼손 새끼손가락 중수골 골절로 드러났다.

뼈가 붙는 데만 최소 6주가 걸린다는 소견이 나왔다. 재활 일정을 고려하면 복귀 시기는 이보다 더 늦어질 전망이다.

SK와의 주중 3연전 첫 두 경기에서 4선발 장시환, 5선발 박시영이 차례로 호투하며 한창 기세가 올라 있던 롯데 분위기는 가라앉을 수밖에 없게 됐다.

민병헌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타율 0.444(45타수 20안타), 4타점, 11득점으로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쳤다.

리그 최다안타 1위를 차지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특히 3일 SK전에서는 데뷔 후 최다인 한 경기 5안타를 몰아치며 타격 페이스가 최고조에 이른 상태였다.

탁월한 주루 센스와 탄탄한 수비까지, 현재 롯데에서 리드오프 중견수로서 민병헌의 역할을 그대로 대체할 선수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양상문 감독으로선 타순 운영이나 수비 포지션 변경 등 세부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카를로스 아수아헤를 7번에서 1번으로 전진 배치하는 방식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안 그래도 약한 하위 타순이 '쉬어가는 타순'으로 변할 게 뻔하다.

손아섭을 2번에서 1번으로 끌어올리면 마땅한 2번 타자가 없어 고민이다.

롯데는 1군에 백업 외야수로 정훈, 김문호가 있긴 하지만 수비 능력에서는 차이가 확연하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타격으로 눈도장을 찍은 정준혁은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타율 0.219로 고전 중이고, 재활 중인 베테랑 이병규는 복귀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롯데는 당분간 민병헌의 공백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남은 선수들이 십시일반으로 더 힘을 내는 수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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