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재재단, 2015년부터 3년간 진행…2023년까지 2차 사업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순방 마지막 날인 16일 방문한 캄보디아 프레아피투(Preah Pithu) 사원은 한국이 세계유산 앙코르(Angkor) 유적에서 처음으로 복원정비 사업을 벌인 곳이다.

한국은 세계 각국이 문화유산 복원에 참여하는 경연장인 앙코르 유적 보수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문화재청은 2013년 앙코르 유적을 총괄하는 앙코르유적관리청 압사라(APSARA)와 프레아피투 사원 보존과 복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고, 한국문화재재단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0억원 규모의 1차 사업을 진행했다.

재단은 프레아피투 사원에 대한 분야별 연구를 수행하고, 실측조사를 통해 유적 도면을 작성했다. 또 사원T의 십자형 테라스를 보수하고, 캄보디아 문화재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교육과 초청 연수를 했다.

아울러 기초조사를 통해 프레아피투 사원이 처음 조성된 시기를 기존에 알려진 13세기보다 이른 12세기 초반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프레아피투 사원은 고대 크메르제국의 도성인 앙코르톰(Angkor Thom) 중심부 바욘(Bayon) 사원 인근에 있다. 전체 면적은 약 12만6천㎡다.

시바 신을 모시는 힌두교 사원 4개, 불교 사원 1개, 연못, 해자로 구성되며, 건물은 각기 다른 시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20세기 초반 프랑스 극동학원(EFEO)이 고고학 조사를 할 당시 각각의 사원에 명명한 알파벳 T, U, V, X, Y를 지금도 사원 명칭으로 사용한다.

프랑스 극동학원은 1918년부터 1920년까지 5개 사원에 대한 조사와 응급 보수를 했고, 1922∼1925년에 한 차례 더 응급 보수와 청소를 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과정에서 철근콘크리트를 사용해 보존환경이 좋지는 않은 편이다.

한국문화재재단 관계자는 "프레아피투 사원 해자와 연못은 우기와 건기에 따라 수위가 변해 원래 형태에 대한 고증이 필요하다"며 "해자와 연못으로 인해 습도가 높고 나무가 많은데,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부분의 석재 보존 상태가 좋지 않다. 이끼 등으로 인한 오염도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앙코르톰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도로에서 사원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편의시설 지구를 지나야 하는데, 이 공간과 사원 서쪽 십자형 테라스의 관계성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사원X 동쪽에 있는 낮고 긴 기단형 구조물에 대한 성격도 밝혀야 한다"고 과제를 설명했다.

5개 사원은 사원Y를 제외하면 평면 구조가 비슷하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사원T와 사원U는 같은 축선에 있으며, 의장이 유사하다. 담장으로 둘러싸였고, 담장에 탑문(Gopura) 형태가 남은 점도 동일하다.

사원T는 사각형 기단이 좁아지는 형상 위에 성소가 있으며, 극동학원이 응급 보수를 할 때 붕괴한 부재는 원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쌓아둔 상태다. 극동학원이 가장 많이 보수한 것으로 알려진 사원U는 구조적 훼손이 심한 편이다.

균열과 훼손 현상은 사원V와 사원Y에서도 확인된다. 불교 사원인 사원X는 16세기에 건립한 것으로 보이며, 중앙탑 내부 벽면에 부조한 좌불 40구가 있다.

한국은 캄보디아 정부 요청을 받아 2023년까지 추가로 프레아피투 사원과 앙코르톰 내 명소인 코끼리 테라스 보존·복원 사업을 시행한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입찰을 통해 수행기관을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역사덕후'로 알려진 문 대통령이 우리 정부가 외국에서 진행한 문화재 관련 사업 현장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5월 23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보수공사를 마치고 막 개관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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