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교육자인 이정님 작가가 한국문학방송(출판부)을 통해 장편소설 《무반주 첼로》를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이정님 작가는 동화를 비롯해 시와 시조, 동시, 게다가 소설까지 창작하고 있으며, 70대 후반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 동안만도 10여 종의 저서를 출간했을 정도로 왕성한 저작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는 8·15해방과 6·25전쟁, 6월민주항쟁, 그 이후의 수난과 고통으로 점철된 어느 가족사와 그 속의 좌절과 사랑 이야기들이 300쪽이 넘게 대하적으로 담겨 있다.

이정님 작가는 책머리글 <작가의 말>에서 “세상에 외모가 똑같은 사람은 없다. 태어난 환경과 성격도 다르다. 거기에 한 생애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대 배경까지 다르니, 그에 반응하는 삶의 역사는 각자 고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누구나 한 편의 소설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자기가 살아온 삶에는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가 연출되어 있어, 억지로 꾸미고 만들지 않아도 세상 산 이야기를 그대로 서술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그동안 시를 써 왔지만 한 편의 소설을 쓸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시로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늘 마음 한구석에 남아 나를 괴롭히니 정서의 순화를 위해서라도 털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민족의 불운인 1950년 6월 25일에 민족상잔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겪었다.

그 불운 속에 조부가 이념싸움에 휘말려 국군에게 총살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참극을 겪었으며, 그런 연유로 지식인이었던 아버지의 몰락과 변신을 보았다. 그 후로는 나 자신 청천벽력과도 같이 뇌성마비 장애를 지닌 아들을 보게 되면서, 그 아들이 87년 민주화운동에 뛰어들고, 물리학 박사가 되기까지 보살피면서 스스로를 격려하며 살아온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조명해본 것이 이 글이다.

문재(文才)가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이 있지만 진실한 마음 하나는 지녔으므로 나 살아온 이야기를 진솔하게 기록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고백 수기’로 시작하였으나 써 나갈수록 어려움이 많았다. 아무리 진실하게 살아도 잘못과 치부는 있게 마련이라, 혹여 내 주위 사람들에게 누를 끼치는 일은 없을까, 하는 점에서였다.

또한 읽는 이의 재미를 위하여 허구가 가미되어야 할 필요를 느끼면서 소설이라는 형식을 적극 빌려 오게 되었다. 그래서 이 글에는 내가 살아온 삶이 많이 투영되어 있지만 사이사이 허구도 곁들여져 있다.

부족한 나의 글이지만 이 책을 접한 분들이 글을 읽는 동안 글쓴이의 한 삶을 훔쳐보고 함께 공감하며 즐거움에 빠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울러 나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어떤 난관 앞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한 번 더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고, 나눠 줄 수 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고 밝혔다. (사진:한국문학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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