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해진 교수 연구팀 "식물 플랑크톤 증감 예측 획기적 지표"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녹조나 적조 현상을 일으키는 주범인 '식물 플랑크톤'이 수온보다는 부영양화 현상에 의해 좌우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영양화란 식물 플랑크톤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염류(질소·인)의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서울대는 지구환경과학부 정해진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을 해양생물 분야 국제 학술지 '해로운 조류'(Harmful Algae) 1월호에 게재했다고 29일 밝혔다.

바다 표층을 떠다니는 단세포 동물인 식물 플랑크톤은 해양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며 과하게 번식할 경우 생태계를 망치는 녹조나 적조 현상을 일으킨다.

그간 학계에서 수온과 영양염류가 식물 플랑크톤의 증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론적 연구는 있었지만, 실제 바닷물을 이용해 식물 플랑크톤의 성장 조건을 분석한 실험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8개월간 바닷물을 채취해 온도와 영양염류 농도를 달리한 64가지 조건에서 식물 플랑크톤 양을 비교했다.

실험 결과 단순히 수온만 높아질 경우 식물 플랑크톤 생산량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으나, 수온과 영양염류 농도가 함께 높아질 때 식물 플랑크톤 양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진은 온난화 상황에서 식물 플랑크톤 양의 증감이 질산염 대비 엽록소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질산염 대비 엽록소의 비율이 1.7 이상일 경우에는 수온에 따라 식물 플랑크톤의 양도 함께 증가했지만, 1.2 미만일 경우 식물 플랑크톤의 생산량은 변함이 없거나 감소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전 세계적인 온난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연안 식물 플랑크톤의 양적 변화를 예측하는데 획기적인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