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평화·인권운동가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김복동 할머니가 향년 93세 나이로 별세했다.

정의기억연대는 김 할머니가 지난 28일 오후 10시 41분경 별세했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는 지난 2017년부터 대장암 투병 생활을 해 왔으며, 여러 차례 수술에도 불구하고 최근 건강이 크게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이며 여성 인권 운동에 힘쓴 고인을 기리는 시민장 형식으로 치러진다. 또한 고인의 발인은 내달 1일이다.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출생한 김 할머니는 1940년 만 14세에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연행돼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본군의 침략경로를 따라 끌려 다니며 성노예가 됐다. 이후 김 할머는 1992년 위안부 관련 피해 사실을 공개한 뒤 오스트리아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와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 법정 등에 참여해 피해 사실을 알리는 등 전쟁 피해 여성을 위한 인권 활동에 힘써왔다. 특히, 김 할머니는 본인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하며 분쟁지역의 아동과 전쟁 중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들을 돕는 인권활동에 매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의기억연대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김복동님의 활동은 국제사회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전시 성폭력 피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으로 국제 여론을 이끌어냈다”면서 “국경을 넘어서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초국적인 연대는 이 세상을 평화로 만들고 전시 성폭력 피해의 재발을 막는 데 새로운 희망이 됐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한편, 김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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