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마라톤협상 이어 이날 300% 제안…노조 출신 허인 행장 리더십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B국민은행 노사가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막판협상에 돌입하면서 극적인 타결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6시까지 마라톤협상을 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도 막판협상을 통해 접점 찾기에 돌입했다.

전날 밤 허인 국민은행장과 강석곤 경영지원그룹 상무, 박홍배 노조위원장, 류제강 수석 부위원장은 오전 4시까지, 실무진은 오전 6시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노사는 이날 오후에도 추가 협상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허 행장은 이날 오후 3시 직원 담화방송을 통해 "페이밴드(호봉상한제) 논의 시작 및 임금피크 진입 시기 일치와 함께 최종적으로 보로금에 시간 외 수당을 더한 300%를 (노조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간 사측은 성과급 문제를 놓고 보로금과 미지급 시간외수당을 합쳐 250%를 제시했고, 노조 측은 300% 수준을 요청해왔다.

페이밴드와 임금피크제 진입 지연이라는 조건이 달렸지만, 성과급 문제에서는 노사 합의점으로 가는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페이밴드는 시간을 두고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허 행장은 "페이밴드가 직원의 급여를 줄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극소수의 사람을 염두에 둔 최소한의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편 직급체계 최하단인 'L0' 직원에 대한 처우 개선은 전향적으로 논의하겠다면서도 임금피크 제도의 경우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막판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허 행장의 리더십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허 행장은 장기신용은행 노조위원장을 지낸 경력이 있는 노조 출신 행장이다.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노조는 경영의 한 파트너"라며 "서로 다른 부분을 진정성 있게 풀어내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등 노사관계를 줄곧 강조해왔다.

내정 직후와 취임 후에도 노조사무실을 찾았으며 올해 신년사에서도 "(노사는)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라며 "미래지향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자"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노사관계는 허 행장 취임 2년 차에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총파업을 앞두게 됐다.

노조가 8일 총파업을 하면 이는 2000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이다. 노조는 8일 하루 경고성 파업에 이어 이달 31일부터 2월 1일까지 2차 파업에 나서고, 순차적으로 5차 파업까지 계획 중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