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 3일 오후, 게임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NXC 대표는 자신과 부인 유정현 NXC 감사, 그리고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가 보유한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놨다. NXC는 일본 상장법인 넥슨의 최대주주(47.98%)이고, 넥슨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넥슨코리아가 다시 넥슨네트웍스, 네오플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현재 넥슨의 시가총액이 약 1조 2626억 엔(약 13조 47억 원)에 이르고 있는 만큼, 이번 넥슨의 지분 매각이 약 1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한국 기업이 관련된 인수합병(M&A) 규모상 가장 큰 건이다.

김정주 대표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와 KAIST 석사과정을 마치고, 이후 박사 과정을 중단하고 지난 1994년 스물 여섯 살의 나이에 넥슨을 창업했다. 김정주 대표는 온라인 게임 시장을 개척한 업계의 신화 같은 존재로 불리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친구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4억 원대 비상장주식을 제공한 이른바 ‘공짜 주식 사건’으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게임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꺾이는 상황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2년 가까이 검찰 수사와 재판을 겪으며 이번 매각을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수사로 인한 피로감이 김 대표가 넥슨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넥슨의 매각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중국 텐센트나 미국의 EA 같은 외국 자본의 인수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게임 산업이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한 게임 업체 관계자는 "중국이 넥슨을 인수할 경우 한국 게임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될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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