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전북 전주시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지난 2000년을 시작으로 매년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씩을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사라졌다.

지난 18년간 총 5억 5천여만 원을 기부한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는 올해도 여김 없이 노송동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27일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는 "오늘 오전 9시 7분께 한 남성으로부터 '주민센터 지하주차장 입구에 가면 A4 용지를 담는 상자가 있다.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는 전화가 걸려와 현장에 가보니 상자와 돼지저금통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A4 용지 상자에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새해에도 힘내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직원들은 지난해와 같은 A4 용지 상자인 데다 그가 남긴 메시지 등의 내용을 종합할 때 이 남성이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나타나는 ‘얼굴 없는 천사’ 임을 직감했다.

이번에 얼굴 없는 천사가 전달한 성금은 지폐 5000만 원(오만 원권 1000장)과 돼지저금통에서 나온 동전 20만 1950원 등 모두 5020만 1950원이다. 이로써 천사가 19년간 놓고 간 성금은 6억 834만 660원으로 불어났다.

앞서 전주시는 2009년 12월 노송동 주민센터 앞에 천사의 선행을 기리는 표지석을 세우고 표지석에 “얼굴 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히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랑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를 적었다.

전주시는 이 성금을 전북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해 노송동 지역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또 이 동네 초·중·고교에서 10여 명의 ‘천사 장학생’을 선발, 대학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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