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상화폐 투자로 모두 날려…딜러 변제 능력 없어"
피해자들, 판매장에 보상 요구하며 집단행동 예고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가상화폐에 투자하기 위해 고객 계약금 등 5억원 상당을 빼돌린 벤츠 딜러가 구속됐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사기, 횡령 혐의로 수입차 딜러 A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27일부터 올해 10월 16일까지 고객 12명으로부터 신차 계약금 또는 중고차 판매 대금 4억9천200만원을 받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남천동 벤츠 공식 판매장 H모터스에서 일했던 A씨는 주로 회사 금융계좌가 아닌 자신 개인 계좌로 입금하면 10% 할인 혜택을 준다고 속여 사기 행각을 벌였다.

남은 리스료를 일괄 정리해주겠다고 고객에게 접근하거나 신차를 점검 명목으로 돌려받아 중고매물로 팔아넘기기도 했다.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고객만 12명인데 실제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1년 넘게 사기 행각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에서 "계약금 등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했는데 실패해 지금은 돌려줄 돈이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다수고 도주 우려가 있어 영장을 신청했다"며 "고객에게 받은 돈을 모두 가상화폐에 투자해 현재 통장에는 잔고가 거의 없는 상태로 변제 능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A씨가 구속되자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이들은 A씨가 일했던 벤츠 판매장을 앞에서 보상을 촉구하며 집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피해자 B씨는 "피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후에도 벤츠 측은 위탁 계약직 형태 직원 일탈 행위라 지금 당장 보상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했다"며 "A씨가 공식 딜러란 명함을 가지고 영업을 했기 때문에 회사에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H모터스 측은 "영업직원 개인적인 불법 영업 행위로 인해 발생한 피해지만 사측에서도 사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해결을 위한 방편을 지속해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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