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한국, 예산안 처리 합의에 야 3당 '본회의 보이콧' 카드 만지작
거대 양당, 야 3당 달래기 주력…오늘 늦은 밤 예산안 본회의 상정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7일 예산안 처리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강한 충돌에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예산안 처리 합의에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선거제 개혁 문제가 빠졌다며 강력히 반발하면서 긴장감이 한층 커지는 양상이다.

거대 양당은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의 불가피성을 강조했으나 야 3당은 "기득권 양당의 야합"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여갔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의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가동으로 무르익는 듯했던 여야 협치에도 금이 크게 가게 생겼다.

예산안 처리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9월에 막을 올린 정기국회가 막판까지 여야 간 전면대치의 격랑 속에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정기국회는 일요일인 9일 10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지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이날이 사실상 종료 시점이다.

정기국회 막바지에 민주당과 한국당의 예산안 처리 합의에 따른 여진이 이어졌다.

야 3당은 이날 오전 민주당과 한국당의 전날 합의를 규탄하는 대회를 열었다.

전날부터 단식에 돌입한 바른미래당 손학규·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김관영(바른미래당)·장병완(민주평화당)·윤소하(정의당) 원내대표가 규탄대회에 총출동했다.

이들은 "기득권 양당의 밀실야합을 규탄한다"면서 "기득권 양당은 연동형 비례제를 즉각 수용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예산안 처리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야 3당 달래기에 힘을 쏟았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전날 밤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를 만난 데 이어 이날 오전엔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를 만나 예산안 처리에 협조를 구했다. 홍 원내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만난 자리에는 민주당에서 선거제 개혁 논의를 책임진 윤호중 사무총장이 함께했다.

홍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 원내대표가 마지막까지 협상을 해보자고 했다"며 "선거법 얘기를 했는데 나는 그것에 대해 권한과 발언 자격이 없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손 대표와 이정미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로텐더홀을 찾아 예산 정국의 갈등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예산 정국인지 선거법 정국인지 헷갈릴 지경이지만 야당으로서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어서 두 사안을 개별 접근했다"면서 "선거구제 개편에 당력을 기울여온 손학규 대표가 어제 단식 선언하신 데 대해선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충심을 다해 만류하고 싶고, 또 위로의 말씀도 꼭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김관영 원내대표는 오전에 만나 꼬여버린 예산 정국의 해법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거대 양당의 달래기에도 야 3당은 '본회의 보이콧'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의총을 해봐야겠지만, (야 3당이) 본회의는 보이콧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본회의는 이날 오후 4시로 잡혀있다.

국회는 수정 예산안을 위한 실무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단 민생법안 200여건을 상정해 처리한 뒤 정회를 할 예정이다.

민주당(129석)과 한국당(112석) 참여만으로 법안 통과가 가능하나 야 3당이 불참하면 '불완전한 민생법안 처리'라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본회의는 예산안 처리를 위해 이날 밤늦게 재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 야 3당이 표결에 불참하면 거대 양당만 손잡고 내년 나라 살림을 처리했다는 오명을 남길 수 있다.

본회의에서 예산안과 함께 처리될 세입예산안 부수 법안 문제도 여야 대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오전에 전체회의를 열어 세입예산안 부수 법안을 논의하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하려고 했으나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야 3당의 반발로 회의가 오후가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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