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건설·제조업 일자리 축소 영향…경제·사회문제 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가계의 주된 소득원인 30∼54세 남성들의 경제 활동 참가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경제 활동 참가율 하락은 경제 전반의 활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까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한국은행 박용민 과장, 권기백 조사역, 이나영 조사역은 4일 BOK이슈노트 '경제 활동 참가율 변화에 대한 평가 :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서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며 1996년 95.9%에서 올해 1∼9월 93.1%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노동 공급이 가장 활발하고 생산성이 가장 높은 핵심 노동연령층은 주요국에서 보통 25∼54세로 꼽는다. 그러나 연구팀은 한국의 군 복무, 높은 대학 진학률 등 때문에 30∼54세를 핵심 노동연령층으로 봤다.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 하락은 중숙련 비중이 줄어드는 일자리 양극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직업을 고숙련(관리자, 전문가)과 중숙련(사무직, 기능원 및 장치·조립 종사자), 저숙련(서비스직, 판매직, 단순노무직)으로 분류할 때 주로 그간 핵심노동연령층 남성이 종사한 중숙련 일자리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중숙련 일자리 비중은 1994년 60.0%에서 지난해 55.5%로 쪼그라들었다.

2003년 이전까지는 공장 해외 이전 때문에 제조업·건설업 일자리 비중이 줄었고 2004년 이후 최근에는 생산과정의 전산화, 자동화 등으로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중숙련 일자리가 사라지는 추세다.

한은에 따르면 2004∼2017년 중숙련 일자리 비중은 3.5%포인트 하락했는데 그중 3.1%포인트가 전산화, 자동화 등 산업 내 기술진보 때문에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 하락은 한국뿐 아니라 주요국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해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가 감소하고 있어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 하락이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어 우려를 모은다.

노동 공급 여력 축소는 경제의 잠재 성장률을 깎아내리는 요인이다.

여기에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이 일하지 못하면 가계 소득이 줄고 가정이 해제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첨단 분야 기술혁신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신산업 분야에 대한 직업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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