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 까끌까끌하고 눈도 뻑뻑…병원서 정밀검사 받아야"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겨울철 눈과 입이 건조해지는 증상이 오랜 기간 이어진다면 '쇼그렌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3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안구건조증과 입이 마르는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하고 피로감이 높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쇼그렌 증후군은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겨 자신의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주로 면역세포가 눈물샘, 침샘 등 타액 분비샘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고, 조직을 파괴하는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유발한다.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게서 잘 발생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9배 정도 더 발병 위험이 높다.

발병 원인은 유전, 호르몬, 세균, 바이러스 감염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주된 증상으로는 구강과 안구건조증, 극심한 피로감이 나타난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입안이 늘 까끌까끌하고, 음식을 씹기나 삼키기가 힘든 증상이 나타난다"며 "입안이 오랫동안 마르다 보니 치석이 잘 생겨 충치와 치주염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눈도 뻑뻑하고 이물질이 들어간 느낌이 자주 들거나 만성적인 충혈이 나타난다"며 "여성의 경우 질 분비물이 감소해 질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건조증상 외에도 류머티즘 관절염과 같은 관절 증상, 찬 곳에 노출되면 손이 하얗게 변하고 저리는 '레이노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환자의 약 5%에서는 악성 림프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관련 증상이 나타났다면 병원을 찾아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교수는 "쇼그렌 증후군은 단순 건조증상만으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며 "침 분비와 눈물샘 기능 검사, 침샘의 조직 검사, 혈액검사 등을 통해 병의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쇼그렌 증후군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질환으로 증상의 불편함을 줄이는 약물치료 등이 동반돼야 한다.

안과나 치과 진료를 통한 증상 관리와 더불어 폐나 신장에 병이 침범하지 않았는지, 림프종의 발생 징후는 없는지 등도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이 교수는 "물을 자주 마시거나, 레몬주스나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껌, 사탕 등으로 구강 건조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며 "일부 감기약이나 항우울제, 혈압약, 수면제는 구강과 안구를 건조하게 만드는 성분이 있어 의사와 상의 후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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