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인천에서 동급생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진 다문화 가정 중학생의 패딩점퍼를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입고 법원에 출석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해당 점퍼를 압수해 유족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19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한 중학생 4명 중 A(14)군이 빼앗아 입은 피해자 B(14·사망)군의 패딩점퍼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입고 있던 피해자의 점퍼를 압수해 보관하고 있으며 압수물 환부 절차에 따라 조만간 유족에게 돌려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B군이 숨진 당일인 13일 오전 2시쯤 인천 연수구 한 공원에서 B군과 점퍼를 서로 교환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B군이 당시 공원에서 A군을 폭행했고 A군의 점퍼가 B군의 점퍼에 비해 고가였으며 또한 A군이 숨질 당시 B군의 점퍼를 입고 있지 않은 것 등을 토대로 빼앗아 입었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앞서 지난 13일 B군은 사건 당일인 이달 13일 오전 2시께 인천시 연수구 한 공원에서 A군에게 패딩점퍼와 전자담배를 뺏은 뒤 A군을 폭행했다. A군은 폭행을 피해 달아났다가 "전자담배를 돌려주겠다"는 말에 가해자들을 다시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가해자 학생 4명은 오후 5시 20분쯤 인천시 연수구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으로 피해자 A군을 끌고 가 집단 폭행했고 이를 피하려던 A군이 1시간 20여 분 뒤인 오후 6시 40분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B군이 입은 패딩점퍼가 A군의 패딩점퍼라는 사실은 A군의 러시아 국적 어머니가 인터넷 게시판에 “저 패딩도 내 아들의 것”이라고 러시아어로 글을 남기면서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후 경찰의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해 중학생 4명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호소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청원인은 자신을 A군과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인이라고 소개한 한 청원인은 “(A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괴롭힘으로 힘들어했으며 지금 가해자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있었던 또래라고 알고 있다”며 “(A군은) 다문화가정에서 힘들고 외롭게 살던 아이”라며 가해 중학생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호소했다.

한편, 인천시는 홀로 A군을 키워 온 러시아 국적 어머니에게 장례비 300만 원을 지원하고 6개월간 매월 약 53만 원의 생활비와 연료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A군 어머니에 대한 심리상담 치료와 사회 복귀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