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인천 부평구의 한 교회에서 한 목사가 8년 동안 십 대를 포함한 20여 명의 여신도에 접근해 친분을 활용한 성범죄, 이른바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7일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는 언론보도를 통해 해당 의혹을 접한 뒤 내사에 착수해 현재 피해자 측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의 한 교회에서 청년부 목사로 일했던 35살 김 모 목사는 전도사 시절이던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대와 20대 여신도 20여 명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일삼은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중학생이나 고교생이던 피해자들은 김 목사가 자신들에게 친밀감을 내세워 접근했다고 증언했다.

피해자에게 신뢰와 호감을 얻은 뒤 이를 악용해 성범죄를 하는 이른바 '그루밍 성폭력'이다.

지난 6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인천 모 교회 '그루밍 성범죄'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자신들의 피해 사실을 밝혔다.

"수년간 지속적으로 당했다"라고 밝힌 4명의 피해자들이 대부분 미성년자였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졌다"라고 밝혔다.

기자 회견에서도 피해자들은 "(김 목사가)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며 미성년인 저희를 길들였고, 사랑한다거나 결혼하자고 했다"며 "거부할 때마다 나를 사랑하고 그런 감정도 처음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피해자 중에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김 목사와 연인 관계인 줄 알고 여러 차례 성관계를 맺은 피해자도 있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해당 목사와 성관계를 맺은 피해자도 있다고 밝혀져 충격을 줬다.

또한 피해자들은 김 목사에게 성 상담 치료를 받고, 목사직을 영구적으로 그만둘 것을 요구했으나 김 목사는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지난해 말 돌연 잠적해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예수교 장로회는 지난달 김 목사에 대해 교단에서 목회 활동을 할 수 없는 제명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7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 OOO교회 김△△, 김 XX 목사를 처벌해주십시오’라는 청원글 올라온 상태이다.

청원인은 김 목사의 '그루밍 성폭력'사실을 폭로하며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용기를 낸 피해자는 총 5명이지만, 증언에 따르면 어림잡아 피해자가 최소 26명이나 더 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청원인은 “그루밍 성범죄가 있던 때 피해자들은 미성년 시기였으나 현재 피해자들은 모두 20대 초반 성인이 됐고 증거 자료가 불충분해 혼인빙자 간음, 위계에 의한 성폭행 외에는 처벌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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