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자 축사 부수고, 폐사한 오리 수 부풀리고…경찰, 농장주·시공업자 등 3명 구속 15명 입건

(나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폭설과 폭염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것처럼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챈 이른바 재해보험 사기를 저지른 오리 농장주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가축재해보험금 23억원을 허위로 받아 챙긴 혐의(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로 오리 농장주 임모(50)씨 등 3명을 구속하고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구속이나 입건된 사람 중에는 오리 농장주 말고도 축사를 부수고 시공해준 건축업자, 폐사 가축 수 조작에 함께 가담한 오리계열 회사 임직원 등도 포함됐다.

조사결과 임씨 등 오리 농장주들은 멀쩡한 축사가 폭설에 무너진 것처럼 꾸미기 위해 트랙터로 일부러 축사를 부쉈다.

폭설이 내릴 땐 일부러 가림막을 치우지 않고 눈이 수북이 쌓이게 해 축사를 무너뜨리는 수법도 동원했다.

특히 구속된 시공업자 김모(59)씨는 일감을 얻기 위해 축사를 부숴 주고, 자신이 무너뜨린 축사를 다시 신축하거나 보수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여름철 폭염 기간에도 이들의 보험 사기행각은 계속됐다.

무더위에 폐사한 오리가 많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오리를 납품하는 위탁 회사와 공모해 실제 납품 수량보다 적게 오리를 납품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오리를 납품 받은 회사는 실제 납품 수량보다 확인서를 적게 발급해 그 마릿수 차액만큼 이익을 봤다.

경찰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불법 행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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