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피해자의 담당의였던 남궁인 이화여대 부속 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자신의 SNS에 울분을 토했다.

19일 남궁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강서구 PC방 피해자의 담당의였다”며 “처음엔 사건에 대해 함구할 생각이었지만 CCTV나 사건 현장 사진까지 보도돼 입을 연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남궁인은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소식을 접하고 분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사건 당일인 지난 14일 일요일 오전 팔과 머리를 다친 20대 남자가 온다는 연락을 먼저 받았다”며 “그는 침대가 모자랄 정도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다.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에 더 이상 묻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였다”라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의 몸을 본 순간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며 "칼을 너무 많이 맞았다. 횟수도 어마어마하지만 깊이도 상당했다"라며 “상처가 너무 많았다. 복부와 흉부에는 한 개도 없었고 모든 상처는 목과 얼굴 칼을 막기 위했던 손에 있었다”라며 당시 피해자의 처참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피범벅을 닦아내자 얼굴에만 칼자국이 30개 정도 보였다. 대부분 정면이 아닌 측면이나 후방에 있었다. 개수를 전부 세는 것은 의미가 없었고, 나중에 모두 32개였다고 들었다”라며 상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남궁인은 "일면식도 없는 관계에서 어떻게 이렇게 깊은 자상을 남길 수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남궁인은 “미친 XX라 생각했다. 경찰이 말다툼이 있어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을 찌른 것이라고 알려 줬다. 둘은 이전에는 서로 알지 못했을 것이다. 진짜 미친, 경악스럽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순간 세상이 두려웠다. 모든 의료진이 그 사실을 듣자마자 욕설을 뱉었다”라고 전했다.

또 피의자가 우울증을 앓았다는 주장에 대해 “우울증에 걸린 건 그의 책임이 아닐 수 있지만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여주지 않았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앞서 지난 14일 강서구의 PC방에서는 김 모 씨가 알바생 신 모 씨가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말다툼 후 흉기로 얼굴을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김 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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