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CNN이 1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실종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시신이 2주 전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된 후 토막으로 훼손됐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다수의 정황 근거를 토대로 사우디 왕실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하며 화학물질에 의한 혈흔 반응이 영사관 곳곳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카슈끄지는 지난해 9월부터 미국에 체류하면서 워싱턴포스트에 사우디 왕실과 정책을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해 왔다. 터키인 약혼녀와 결혼하기 위해 이스탄불을 찾았던 그는 지난 2일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진 상태이다.

앞서 사우디 측은 카슈끄지가 영사관을 나갔다고 주장했지만 터키인 약혼자인 하티제 젠기즈는 영사관으로 들어간 이후 그를 다시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CNN은 터키 고위 관료를 인용해 “카슈끄지 시신이 살해당한 뒤 토막 났다”라며 “터키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영사관 내에서 살해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청각 및 시각 증거를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는 터키 수사당국이 전날 이스탄불 내 사우디 영사관을 9시간 동안 조사한 뒤 나온 발언이다. 소식통은 카슈끄지가 살해된 순간에 대한 증거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카슈끄지 토막살해설은 2주 전 뉴욕타임스 등에 의해 처음으로 제기된 바 있다. 이에 터키 정부는 카슈끄지가 영사관에서 살해됐다면서도, 시신과 관련해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사우디는 현재 카슈끄지를 살해한 것이 아니라 이스탄불 영사관에서 심문을 받다가 잘못돼 사망한 것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성명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왕실과는 상관없이 실무자의 과실로 책임을 떠넘겨 왕실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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