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가 부자 세습 논란과 비자금 관련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 편으로 꾸며진 가운데,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와 아들 김하나 목사의 세습과 비자금 관련이 의혹을 제기했다.

명성교회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해 유명세를 타기도 한 곳이다. 또한 명성교회는 신도 수가 10만 명이 넘고 연간 400억 원의 헌금이 걷히는 것으로 알려진 초대형 교회다.

이 날 방송에서 PD수첩 측은 김삼환 원로목사가 아들인 김하나 목사에게 교회를 물려주려는 이유로 거액의 비자금 의혹을 꼽았다.

명성 교회의 한 신도는 "과거 재정을 담당하던 장로의 차 트렁크에서 나온 통장을 합했더니 그 금액이 800억 원이 넘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이 800억 원에 대해 용도와 관리처가 불분명한 비자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PD수첩 제작진은 당시 재정 담당 장로가 비밀리에 관리했던 통장 사본을 공개하기도 했다. 재정을 담당했던 장로는 지난 2014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뿐 만 아니라, 이 날 제작진은 명성교회에는 교회의 부동산만을 관리·전담하던 ‘부동산 목사’가 있었고 이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는 공개되지 않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방송에 등장한 제보자 A씨는 “교회 건물 내부 깊숙이에 목사의 비밀 방이 있었는데, 비밀번호를 눌러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날 방송에서는 김 원로목사에 대한 내부 우상화와 김 원로목사 가족의 호화 생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PD수첩에 따르면, 김 원로목사 가족은 여러 대의 고급 승용차와 재벌 회장에 버금가는 교회 관계자들의 의전을 받고 있다. 특히, 교회의 한 교인은 "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 회장 그 이상, 거의 재벌이라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PD수첩 방송 직후 명성교회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반발했다. 10일(오늘) 오전, 명성교회 측은 "비자금이 아닌 정당한 이월 적립금"이라며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명성교회는 "종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허위사실과 단순 흑백논리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함으로써 교회와 교인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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