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3일 오전 하토야마 유키오(71) 전 일본 총리가 경남 합천에 있는 원폭 피해자 복지회관을 찾았다.

그는 원폭 피해자들에게 허리를 굽혀 사과하는 등 몸을 낮춰 어르신들의 손을 잡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지난 1945년 8월,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이로 인해 당시 일본에 강제 징용된 한국인 원폭 피해자가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강제징용 등 한국인 원폭 피해자 가운데 약 70%가 경남 합천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폭 피해자 복지회관은 그 피해자들이 모여 사는 국내 유일의 복지회관이다.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지난 2일 부산대학교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이날 오전 합천을 찾았다.

그동안 일본은 피해자 사과에 대해 매우 인색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하토야마 전 총리가 경남 합천을 방문해서 70여 년 전 일본 원자폭탄 투하로 피해를 당한 한국인들에게 직접 사과와 위로를 전달했다.

일본 정치인 가운데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만나 사과한 첫 번째 사례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합천 원폭피해자 복지회관을 찾아 위령각을 참배하고 합천 원폭 자료관을 방문한데 이어 원폭 2세 환우 쉼터인 합천 평화의 집도 찾았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많이 늦었지만 합천 원폭피해자 복지회관을 방문하게 됐다. 일본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일본 정부가 제대로 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원폭 피해 2세·3세 후손들에 대한 지원책을 만들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2009년 9월~2010년 6월 일본 총리를 역임한 하토야마 전 총리는 퇴임 이후에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를 인정·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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