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에 처음으로 명확한 입장 밝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력갱생'의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 최대 국영기업 중 하나인 헤이룽장(黑龍江) 성 중국일중(一重)그룹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핵심기술을 외부에서 점점 더 얻기 힘들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중국을 자력갱생의 길로 내몰고 있지만, 이는 나쁜 일이 아니다"며 "중국은 결국 스스로에 의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대국으로서 식량을 자급자족하고 경제발전과 제조업도 모두 스스로에 의지해야 한다"며 "중국은 현대화한 사회주의 강국이라는 꿈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SCMP는 전했다.

최근 미국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를 단행하고, 중국도 이에 맞서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전쟁은 갈수록 격화하는 양상이다.

시 주석은 헤이룽장 성의 국영농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밥그릇'을 확실하게 장악해야 한다며 식량 자립을 강조했다.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최대 물품은 가축 사료 등으로 쓰이는 대두로, 중국 정부는 자국 내 대두 생산을 늘리기 위해 농업 중심지인 헤이룽장 성의 대두 경작을 늘릴 것을 장려하고 있다.

중국 칭화대 딩이판 교수는 "시 주석의 발언은 중국이 무역전쟁을 견뎌내고 첨단 기술 개발에 성공할 경우 세계 일등 국가로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지위를 갖게 될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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