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한 스웨덴 기업이 온라인에서 유명한 '한눈파는 남자친구 사진'을 활용해 구인광고를 냈다가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스웨덴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반호프'의 구인광고가 현지 광고 자율 감시기구(옴부즈맨)로부터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한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스웨덴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문제가 된 광고는 한 남성이 여자친구를 옆에 두고도 새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활용해 기존 직장에 싫증이 난 사람은 반호프에 지원해보라는 의미를 담았다. 반호프는 자사 페이스북 계정에 이 광고를 올렸다.

반호프가 사용한 사진은 스페인 사진작가 안토니오 기옘이 찍은 것으로, 2017년 인터넷에서 활발히 공유되며 여러 형태로 변형되기도 했다.

반호프는 사진 속 한눈파는 남성을 새 일자리 희망자에, 기존 여자친구를 지금 다니는 지겨운 직장에, 새로운 여성을 자사에 각각 비유했다.

'한눈파는 남자친구 사진'을 활용한 스웨덴 기업 반호프의 구인광고[반호프 페이스북 캡처]

이 광고에서 두 명의 여성은 모두 일터로 대상화된 반면 사진 속 유일한 남성은 선택권을 쥔 개인으로 묘사됐다는 것이 광고 옴부즈맨의 지적이다.

광고 옴부즈맨은 "이 광고는 여성들을 교체 가능한 존재라는 인상을 심어주며, 여성의 외모만이 관심거리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비판했다.

또 남성은 일자리처럼 여자친구를 바꿔버릴 수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광고 옴부즈맨은 "광고와는 직접 관계없지만 사진 속 새로운 여성은 분명히 성관계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 광고에는 1천여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상당수가 이 광고를 성차별적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들 댓글 가운데 하나는 "이 회사는 여성 지원자를 원치 않는 듯하다. 분별력 있는 남성 지원자 또한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반호프는 "우리 회사는 매력적으로, 기존 직장이 따분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흥미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성적 관점의 해석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스웨덴은 전 세계에서 성평등 상위권에 드는 국가로 자주 평가받지만 북유럽 국가 중 성차별적인 광고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가 2016년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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