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조사…"공시가격 부정확…과세표준 현실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정부 발표 기준 올해 최고가 단독주택 70곳을 조사한 결과 27곳은 건물 가격이 음의 값으로 나오는 등 공시가격이 제대로 산정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실련은 주택 땅값과 건물값을 합한 '공시가격'에서 해당 대지의 땅값을 뜻하는 '공시지가'를 빼 건물값을 계산했다.

그 결과 공시가격이 공시지가보다 낮아 건물 가치가 마이너스(-)가 돼 버리는 곳이 27군데였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값이 가장 큰 곳은 서초구 방배동 한 단독주택으로 공시가격 23억1천만 원, 공시지가 37억2천100만 원이 찍혀 마이너스 14억1천100만 원의 차액을 기록했다.

대기업 총수들의 주택 공시가격 산정 오류 가능성도 제기됐다.

경실련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이 소유한 용산구 한남동 주택은 공시지가가 142억6천100만 원인데 공시가격은 142억 원"이라며 "건물값이 마이너스 6천100만 원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소유한 한 건물의 가격은 공시가격과 공시지가로 따져볼 때 40억 원이 채 안 된다"며 "3.3㎡당 건축비로 따지면 500만 원 정도인데 이는 서민 아파트의 건축비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의문을 표했다.

경실련은 "국토교통부는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이 50가지 이상의 과세 기준이 되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일관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과표 통계가 전혀 정확하지 않게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변명으로 일관하는 사이 고가 주택을 보유한 부동산 부자들은 매년 세금 특혜를 받는다"며 "한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들조차 건물값이 마이너스라는 결과로 볼 때 과표 현실화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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