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어민들 조업 피해 호소

(인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청정수역으로 이름난 소양호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생겼다.

4일 오후 강원 인제군 남면 상수내리의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소양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자 파란 하늘과 구름이 잔잔한 수면에 비쳐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림 같은 풍광도 잠시뿐, 신월리 앞 소양호에 다다르자 나뭇가지와 폐플라스틱, 고무, 비닐류 등이 뒤엉킨 부유물이 커다란 섬을 이뤄 끝없이 펼쳐졌다.

이 쓰레기 섬은 지난달 29일 300㎜가 넘는 폭우로 인제 내린천, 합강 등지에서 떠내려온 폐기물 2천여t이 모여 만들어졌다.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강원지역본부는 모여든 쓰레기를 치우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보트에 부표를 단 줄을 연결해 부유물을 한곳으로 모아 가까이 끌고 오면, 굴삭기가 이를 퍼내 덤프트럭에 싣는 작업이 쉬지 않고 이어졌다.

작업 현장을 감독하는 A 소장은 "부유물은 20일 정도가 지나면 물에 가라앉기 시작한다"며 "수질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보름 안에 작업을 마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요일(7일)에 다시 비 소식이 예보돼, 때에 따라 작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큰비가 내려 다시 쓰레기가 떠내려온다면 처음부터 다시 작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쓰레기가 대량으로 소양호에 떠내려오자 인근 어민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인근에서 붕어, 쏘가리 등을 잡아 올리던 김천심(55)씨는 "쓰레기들을 제때 치우지 못해 물살에 흩어져버린다"며 "그물이나 어망이 찢어질 우려가 있어서 마음 편히 조업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끊임없이 대형 트럭이 마을을 드나들어 주민들이 피해를 겪는 상황이다.

수자원공사는 물에서 건져 올린 부유물들은 인근 공터에 쌓은 뒤 나무류와 폐기물로 분류하고 있다.

나무류는 건조 작업을 거친 뒤 마을주민들에게 땔감 등 용도로 나눠주며 폐기물을 전량 매립할 계획이다.

한편 환경부는 최근 집중호우로 전국 주요 댐과 하천 등에 떠내려온 생활 쓰레기 등 부유물이 약 5만㎥에 달하는 것으로 이날 집계했다.

부유물의 80% 이상은 풀과 나무이고 나머지는 병,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생활 쓰레기로, 수거 인력과 선박, 굴삭기 등 장비를 총동원하면 2주 안으로 모두 수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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