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철원 419㎜·화천 338.5㎜ 폭우…고립객 10명 구조·38건 안전조치
초중고교 휴업 또는 하교 시간 조정…산사태 우려에 주민 대피·차량 이동조치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29일 강원 북부 지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70㎜ 안팎의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철원 동송 419㎜, 화천 광덕산 338.5㎜, 인제 서화 301㎜, 양구 해안 280.5㎜, 춘천 북산 221㎜, 속초 151㎜ 등이다.

특히 이날 오전 5시 10분부터 6시 10분까지 1시간 동안 철원 동송에는 106.5㎜에 달하는 '물벼락'이 쏟아지면서 침수 신고가 빗발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오전 10시 37분께 철원군 서면 와수리에서 산악도로를 달리다 물이 불어 차량에 갇힌 박모(57)씨 등 2명을 구조했다.

앞서 오전 9시 47분께 화천군 사내면에서는 계곡 물이 불어 고립된 관광객 5명을 구했다.

전날 오후 3시께 영월군 상동읍 내덕리에서 하천물이 불어 계곡에 고립된 김모(57)씨 부부를 구조하는 등 3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또 쓰러진 나무를 제거하고 침수 주택에 배수지원을 하는 등 이날 오후 1시까지 38건의 안전조치를 했다.

이 중 28건이 북부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오전 5시 이후 접수됐다.

피해 대부분이 주택 침수였고, 도로에 나무가 쓰러져 전선에 걸리거나 개울 옆에 소를 묶어놨는데 풀 수 없어 안전조치를 요청한 신고도 있었다.

도내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각 시·군 방재부서와 취약지역을 점검하며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세차게 퍼부은 빗줄기에 철원 갈말읍 내대리 태양광발전소 공사현장 인근 주민 10명은 산사태를 우려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원주 둔치 주차장에 있던 차량 293대는 이동 조치했고, 홍천 둔치 주차장의 차량 10대도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다.

화천 사내면 지방도 391호선 화악제2교 공사구간은 월류로 이날 오전 2시 30분부터 통제되고 있다.

인제 기린면 지방도 418호선에서는 공사구간 낙석으로 오전 6시부터 1개 차로의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폭우에 도내 각급 학교들도 휴업을 결정하거나 학생들을 일찍 귀가시키는 등 학사일정 조정에 나섰다.

철원 중·고등학교는 휴업을 결정했고, 화천 다목초등학교는 2교시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화천 사내중·고교와 정보산업고, 상승초, 실내초, 상서중 등 학교들도 정오를 전후해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많은 비가 내리자 북한강 수계 댐인 춘천댐,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은 수문을 열고 수위조절을 하고 있다.

기상청은 30일까지 영서에 50∼150㎜, 영동에 10∼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영서 중북부에는 25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현재 강원 북부산지와 양구·고성·속초·인제 평지, 화천, 철원, 춘천에는 호우경보가, 양양 평지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기상청은 "이미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다시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산사태, 축대 붕괴, 토사 유출, 침수 등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키워드

#폭우 #재난 #침수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