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연일 폭염이 쏟아지는 일본에서 에어컨 고장으로 병원의 환자 5명이 무더기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더윗병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병원측에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9일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기후(岐阜)현 경찰은 전날 기후시 'Y&M후지카케(藤掛)제일병원'에서 26~27일 80대 환자 4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이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이 병원에서는 26일 오후 8시40분부터 27일 오전 11시37분 사이 83세와 84세 남성, 84세와 85세 여성이 무더기로 숨졌다. 경찰의 압수수색이 끝난 뒤인 이날 새벽에는 84세 남성의 사망이 추가로 확인됐다.

26~27일 숨진 4명의 경우 진단서 상 사망 원인은 '심부전'이지만, 경찰은 이들이 숨질 당시 에어컨이 고장났던 이 병원 3병동과 4병동에 있었다는 점에서 더윗병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병동의 에어컨은 지난 20일부터 고장이 났지만 병원 측은 4인 병실에 선풍기 1대를 설치하는 조치만 취했다. 이 병원은 고령자 의료를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119개 병상 규모다.

경찰은 병원측이 에어컨이 고장났는데도 환자들을 방치해 숨지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살인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수사 관계자는 "사망 상황에 불분명한 점이 많아서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며 "부검을 통해 자세한 사망 원인을 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올 여름 기후현은 유독 심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 현 미노(美濃)시의 경우 지난 8일 낮 최고기온은 역대 일본 기상관측 사상 두번째인 41.0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후시의 경우 26일 온도가 오후 10시까지 30도를 넘어섰고 다음날인 27일에는 오전 11시에 34.3도를 기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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