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위기 청소년 10명 4박 5일 충주~부산 자전거 하이킹 완주
후원금 500만원 노숙인 급식소에 기부…"누군가에게 도움돼 기뻐"

(충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충주에서 부산까지 완주했어요. 엄마한테 꼭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가정 사정 때문에 엄마와 떨어져 사는 A 군은 4박 5일간 충북 충주에서 부산까지 400㎞를 종단한 자전거 하이킹을 마친 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한껏 자랑했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A 군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엄마와 떨어져 충주의 청소년 복지시설인 '친구 청소년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쉼터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위기청소년들을 위해 마련된 시설이다.

2014년 7월 문을 연 뒤 2016년부터 충주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A 군을 포함해 현재는 7명의 청소년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쉼터 구성원들은 온전한 가정에서 생활하지 못하면서 얻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이곳에 정착했다.

이들 7명은 또 다른 위기청소년 3명과 함께 지난달 30일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섰다.

충주에서 부산까지 400㎞에 달하는 거리를 4박 5일간 자전거로 완주하는 일이었다.

찌는듯한 폭염에도 그들은 멈추지 않고 페달을 밟아나갔다.

새벽에 출발해 저녁까지 온종일 100㎞를 달리는 강행군이었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서로의 손을 끌어주고 격려하며 이를 악물고 자전거 페달을 밟은 이들은 지난 3일 목적지인 부산 낙동강 하굿둑에 도착, 대장정을 마친 뒤 환호했다.

이들은 14일 충주시청에서 기탁식을 하고 자전거하이킹을 하며 지역 주민들과 기업에서 받은 후원금 500만 원을 노숙인 무료급식소에 전액 기부했다.

하이킹에 참가한 쉼터 청소년 B 군은 "폭염으로 체력의 한계를 느꼈지만 내 힘으로 직접 밟는 페달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며 "응원하고 후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기부에 대한 작은 생각과 실천이 누군가에게는 큰 선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쉼터 친구들의 나눔이 사회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을 깨고 꿈을 이루어 나가는데 값진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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