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장 "해당 서울시 간부 징계요구…수요 맞춰 그늘막 위치 재조정"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서울 중구가 30일 무더위 그늘막 설치 사업과 관련, 서울시 간부의 요구에 따라 서울시청 앞에 그늘막을 우선 설치했다며 주민 수요에 맞춰 그늘막 설치 위치를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이날 오전 중구청 잔디광장에서 기자회견 및 긴급 직원 조례를 열어 "서울광장 앞 그늘막이 서울시 간부의 말 한마디에 세워졌다"며 "늑장 부리기, 눈치 보기 등 부끄러운 구정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중구에 따르면 이날까지 50곳에 설치하기로 한 올해 그늘막 설치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유독 서울시청 앞에 4개가 우선 설치됐다.

서 구청장은 "그 이유는 '서울광장에 그늘막을 설치하라'는 서울시 간부의 말 한마디에 중구청이 설치한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 중구청의 부끄러운 민낯"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앞으로 설치될 장소도 살펴보니 주로 중구민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곳보다는 시청 앞에 이어 명동입구, 을지로입구 등 시내에 집중돼 있었다"며 "정작 그늘막 설치를 요청하고 이용해야 할 중구민 의견은 수렴하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 구청장은 그러면서 앞으로 그늘막 관련 구민 수요를 재조사해 다음달 10일까지 50곳에 설치를 완료하고, 이후 추가로 필요한 곳을 조사해 8월말까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행정절차를 무시한 채 직권을 남용한 서울시 간부와 이를 수용한 구청 관계자에 대해 서울시에 징계를 의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반성의 의미를 담은 플래카드를 구 청사에 걸고, 서울광장에 설치했다가 수거한 그늘막을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6월까지 중구청 광장에 두기로 했다.

서 구청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환골탈태하고 구민을 위한 구청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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