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동포간담회서 "평화정착·공동번영의 길 굳건히 갈 것"
"아프리카 국가, 오랜 잠에서 깨 잠재 역량 나타나기 시작"

(나이로비=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현지시간) "(북한에) 여러가지 변화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백성의 생활을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가 마침내 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케냐 나이로비 빌라 로사 켐핀스키 호텔에서 개최한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최근의 한반도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6박 8일간의 아프리카·중동 순방길에 올라 12시간 30분 비행 후 나이로비에 도착, 케냐 외교장관과 정보통신기술부장관 등의 영접을 받았다.

이 총리는 "평화를 정착시키고 번영의 길로 들어서야만 한다는 데 남도, 북도 의견차가 크지 않아 보인다"며 "남쪽은 오래전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부에 따라 정책의 차이는 있었지만, 목표에서 차이가 있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크게 변한 것은 북일 수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 우선 정책노선을 언급한 뒤 "체제의 제약이나, 권력의 속성이 갑자기 사라지겠냐만은 경제발전과 민생의 향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쪽으로 (북이) 변하는 것은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어떻게 하든 모처럼의 평화의 기회, 북한의 지도자나, 지도부에 있는 분들이 경제를 우선시하고 민생을 중요하게 여기는 쪽으로 정책의 큰 전환을 이루고 있다면 그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어떤 관련 당사국도 과거로 돌아가기에는 꽤 큰 발걸음을 이미 내디뎠다 생각한다"며 "섣불리 낙관하지 않지만, 절대 비관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을 모시고 (평화정착·공동번영의) 그 길로 굳건하게 가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케냐 교민들을 '인생의 영웅'이라고 칭하며 격려했다.

그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은 참 위대한 인생을 살고 계신다. 멀고도 어려운 땅까지 와서 선교하고 의료·교육·복지 분야에서 봉사하고, 가발이나 커피 사업을 현지에서 하고, 지상사 대표로서 가전·철강·건설·화학 같은 여러 분야에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케냐를 비롯해 아프리카 여러 나라가 오랜 잠에서 깨 마침내 잠재 역량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어떤 민족이든 조물주가 주신 역량은 평등하다. 다만 역사의 곡절에 따라 그 역량 발휘가 늦게 되고, 빨리 되고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케냐·에티오피아·탄자니아는 누가 봐도 중진국으로의 발돋움이 빨리 올 것 같다"며 "그 과정에서 늘 직진만 하고 고속주행이 계속되리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일단 이런 발전 궤도에 올라서면 다시 유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순규 케냐 한인회장은 "1천200여명의 교민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한민족의 삶의 영역을 넓히며 살아가고 있다"며 "이번 순방으로 조국의 국격을 높이고 많은 열매를 맺길 바란다. 한인들도 조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