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승무패 적중…어부 "인기보단 돈 궁해 문어 팔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일본 축구의 선전을 예언한 문어가 자기 운명은 구하지 못한 채 횟집으로 팔려갔다고 영국 BBC방송이 4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루비오'라는 이름이 붙은 이 문어는 국제축구연맹(FIFA)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일본 축구 대표팀의 조별리그 결과를 모두 알아맞혔다.

어부인 아베 기미오(51)는 수족관에 승리, 무승부, 패배 구역을 나누고 각각 3곳에 똑같은 먹이를 놓아 루비오를 유인했다.

루비오는 콜롬비아와의 H조 1차전 때는 승리, 세네갈과의 2차전 때는 무승부, 폴란드와의 3차전 때는 패배를 선택했다.

일본은 콜롬비아에 2-1로 승리한 뒤 세네갈과 2-2로 비기고 폴란드에 0-1로 져 1승 1무 1패로 16강에 진출했다.

루비오는 첫 두 경기의 결과를 알아맞힌 뒤 일본 축구팬들의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아베는 폴란드와의 3차전이 패배로 마무리되기 전에 일찌감치 루비오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BBC방송은 아베가 루비오의 신통력보다 돈이 더 필요했기 때문에 인기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위해 루비오를 식재료로 팔았다고 설명했다.

아베는 일본의 축구경기 결과를 예언하는 데 다른 문어를 투입해 '루비오의 정신'은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경기결과에 신통력을 발휘한 문어는 루비오가 처음이 아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때는 점쟁이로 불린 문어 '파울'이 무려 6경기의 결과를 정확히 예측했다.

그러나 파울은 요절한 루비오와는 팔자가 달랐다.

독일 서부 오버하우젠에 있는 수족관인 '해양생물센터'(Sea Life Center)에서 평온한 세월을 보내다 향년 2세로 세상을 떠났다.

일본은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후반 한때까지 2-0으로 이기다가 뒷심이 달려 2-3으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루비오 주니어로 명명된 다른 문어는 16강전에서 일본의 승리를 점쳐 첫판부터 틀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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