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직원 실수로 계정 삭제" 해명 후 복구하고 사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페이스북 자회사로 사진 공유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이 남성 누드사진을 올린 영국 한 대학 조정부의 계정을 중지했다.

비슷한 수위의 여성 누드사진 게시에는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아 성차별 논란이 제기되자 인스타그램은 실수였다며 계정을 복구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워릭 대학 조정부는 그동안 남자부원들이 찍은 누드 사진으로 자선 달력을 만들어 모금을 해왔다.

조정부원들은 배를 젓는 노나 모자로 자신의 중요부위를 가린 누드사진을 찍었고, 달력은 남성 동성애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사진모델로 나선 조정부원들은 모두 이성애자였지만 수익금은 성적 소수자(LGBT)를 지지하는 캠페인에 기부됐다. 워릭 조정부의 누드 달력은 영국 "올해의 자선 달력'에 두 번이나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조정부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갑자기 삭제됐다. 인스타그램의 누드 가이드라인을 어겼다는 것이다.

18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워릭 조정부는 이같은 결정에 반발했다.

대부분의 사진은 노골적인 누드 사진이 아니며, 인스타그램의 규정을 준수했다고 주장했지만 인스타그램 측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조정부는 더 도발적인 여성 누드 사진을 버젓이 게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아무런 제재가 가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정부는 "비슷한 수위의 여성 누드나 더 노골적인 방식의 사진을 올리는 계정은 계속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것이 남성의 몸을 감추려는 이성애자 남성들의 권력의 표현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워릭 조정부를 만든 앵거스 맬컴은 "남성과 여성 모두 남자의 누드 사진에는 덜 익숙하다"면서 "그래서 주관적인 개인적 생각이 절차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은 직원이 누드 가이드라인을 잘못 이해해 실수로 계정을 삭제했으며 이를 복구했다고 더타임스에 밝혔다.

인스타그램 대변인은 "불편함을 유발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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