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6·13 지방선거 참패로 충격에 휩싸인 자유한국당이 15일 '참회 의원총회'를 열고 당 수습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당 재건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려던 지도부의 계획은 시작부터 어그러졌다.

당초 원내 지도부는 의총 시작 전 로텐더홀에서 대국민 사과 퍼포먼스를 계획했었다.

의총 참석 때 노타이 와이셔츠나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와달라고 '드레스코드'를 지정했고 로텐더홀에 대형 확성기도 준비했다.

의원총회가 열리는 예결위회의장 양쪽 전광판에는 하얀 배경에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반성문이 떠 있었다.

의원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회의장에 들어섰다.

회의 시작 직후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가 "대국민 사과문 발표 후 의총을 이어가겠다"며 셔츠 차림으로 로텐더홀로 나가달라고 요청하자 즉각 반론이 제기됐다.

한선교 의원이 "사과문을 발표하기 전 먼저 이야기부터 나눠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고, 10분 정도 비공개로 논의 끝에 결국 김성태 원내대표가 의총장 안에서 사과문을 읽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이 한국당을 탄핵했다. 한국당 해체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사죄의 뜻을 표했다.

이날 오전 책임 있는 중진들의 정계 은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던 성일종 의원은 공개 발언을 통해서도 결단을 재차 요구했다.

성 의원은 "지난 10년 보수 정치에 책임 있는 중진들에게 은퇴해주십사, 그리고 책임져주십사 한다. 당을 살리는 일에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변화를 위한 몸부림과 도전에 대한 저항도 있겠지만 두려워 않고 가겠다. 선배님들이 이해해주시고 마음이 상하는 일이 있더라도 개인적으로 하는게 아니라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리는 일이니 이해해달라"고도 했다.

6선의 김무성 의원은 곧장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 분열된 보수 통합을 위해 바닥에서 헌신하겠다"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의총에서는 벼랑 끝 당의 진로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최고위원회의를 대신할 임시 리더십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어떻게 꾸릴지,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지, 반성과 사과의 시간을 먼저 가져야 하는지를 놓고도 다양한 의견이 터져 나왔다.

유기준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처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우리 자체만으로는 어렵고, 당을 새롭게 해체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며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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