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욕 얻어먹기도"…공무집행방해 10명 중 7명은 술 취해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현직 경찰관이 공권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현장에서 매를 맞지 않게 해달라며 청와대에 제도 개선 청원을 냈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는 경찰관입니다. 국민 여러분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20대 남자 경찰관이라고 소개한 게시자는 청원 글에서 "3년간 근무하면서 출동을 나가 술 취한 시민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20번 넘게 맞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며 "근무할 때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욕도 듣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내가 유독 많이 맞은 게 아니다. 전국의 경찰관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라며 "경찰이 매를 맞으면 국민을 보호하기 힘든 만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경찰관 모욕죄, 폭행 협박죄를 신설해 강력하게 처벌하고, 술에 취한 경우에는 2배로 가중 처벌해달라"며 "경찰이 적극적으로 테이저건, 삼단봉, 가스총을 사용할 수 있도록 면책 조항도 신설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경찰이 적극적으로 법을 집행하도록 경찰청에서는 소송 지원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16일 오후 6시 30분 현재 이 청원에는 1만1천명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 사범 10명 가운데 7명은 술에 취해 경찰관을 비롯한 단속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가로막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10월 51일간 특별단속에서 검거한 공무집행방해 사범 1천800병 가운데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사범은 1천340명(74.4%)에 달했다.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 집단폭행 사건 때도 경찰의 무기력한 대응을 두고 공권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탓이라며 경찰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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