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로 1분기 소비·서비스업 지표 '활짝'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올해 1분기에 중국인 보따리상 덕택에 면세점 매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서울과 제주의 소비가 2년여 만에 최대 활황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원은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누렸지만, 구조조정으로 타격을 입은 전북과 울산의 서비스업 생산은 부진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비판매 동향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의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6.1% 증가해 2015년 4분기(6.2%) 이후 2년여 만에 최대폭 확대됐다.

제주의 소매판매는 같은 기간 6.8% 증가해 2016년 4분기 9.3%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서울과 제주의 소비가 호황을 기록한 배경에는 면세점 매출의 대대적인 증가가 있다.

서울과 제주의 1분기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36.7%, 13.0% 늘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단체관광객 방한이 본격적으로 재개되지 않고 있음에도 면세점 매출이 급증한 것은 중국인 보따리상 덕분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중국 내 한국 상품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보따리상들이 면세 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해가면서 외국인 1인당 평균 구매액이 496달러에서 770달러로 55.2% 늘었다는 설명이다.

서울과 제주의 면세점 매출 증가의 온기는 서비스업 생산으로도 이어졌다. 대출과 주식거래 증가로 금융보험업 생산이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의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4.2% 증가해 2011년 4분기(4.3%) 이후 최대를, 제주도 같은 기간 5.5% 늘어 지난해 3분기(5.5%) 이후 최대를 각각 기록했다.

강원은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소매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5.1%, 서비스업 생산은 4.0% 각각 늘어나면서 특수를 누렸다. 강원의 소비는 2012년 3분기(5.4%) 이후 가장 크게 확대됐고, 서비스업 생산은 2015년 4분기(5.3%) 이후 최대였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이 11.6% 증가해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에 조선업과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으로 타격을 입은 전북과 울산의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0.4%와 0.5% 각각 늘어나는 데 그쳐 전체 시도 중 가장 부진했다. 4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벌였던 이들 지역의 소매판매는 각각 1.1%와 2.1%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번에 처음 충남에서 분리돼 별도 지수 작성이 이뤄진 세종의 1분기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세종의 부동산임대업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14.2% 늘었고, 승용차 연료소매점과 대형마트의 소매판매는 각각 11.2%, 17.2%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울과 제주의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은 면세점 매출이 증가한 결과"라며 "강원은 평창올림픽 특수를 누렸고, 전북과 울산은 구조조정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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