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남북미회담 카드 살아있어…빠를수록 좋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남북미회담 개최 필요성을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관심을 드러냈다고 청와대가 11일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때 남북미 회담 필요성 얘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남북미가 만나는 것에 관해 얘기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은 여기서 전하기 어렵지만, 관심을 표했다"고 말했다.

'남북미 회담 개최에 공감대를 이룬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지금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우선"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새로운 대안'을 높이 평가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을 두고는 "비핵화 문제와 평화체제 문제를 두고 맞교환 등 진전된 내용이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전망하면서 북미회담 논의 결과가 남북미 회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남북미 회담 장소에 대해서는 두 정상의 통화에서 언급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북미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면 남북미 회담도 곧바로 이어서 개최하는 것에 트럼프 대통령과 공감을 이룬 것 아니었나'라는 물음에도 "거기까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정부는 북미회담 직후 남북미 회담을 곧바로 열고 종전선언을 하려고 했는데, 북미회담이 싱가포르로 잡혀 대통령이 실망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언제 어디서 할지는 모르지만 남북미 회담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장애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판문점에서 남북미 회담을 할 가능성도 살아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며 "시점은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에서 북미회담이 열려 종전선언의 주체가 중국까지 포함한 남·북·미·중 4자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질문에는 "그런 내용까지 합쳐서 한미정상회담 때 논의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남북미 회담을 공식 제안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일단은 북미회담에 집중해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북미회담' 일정을 처음 보고받은 것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에 방문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면담한 직후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문대통령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지난 4일 통화를 하면서'(내달 8~9일 열리는) G7에서 북미회담 결과를 지지해달라'라고 말했는데, 그 시점에서는 12일 북미회담 개최 사실을 미리 듣지는 못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트뤼도 총리와 통화한 것이 먼저고, 정 안보실장이 싱가포르 개최 소식을 문 대통령에게 그 이후에 보고했다"며 "트뤼도 총리와 통화할 당시 문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5월 3~4주에 개최한다'고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북미회담 일정이 G7 이후로 미뤄진 것은 미국 중간선거 등 미국 국내 정치 요인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가을에 평양을 갈 때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갈 수 있느냐'는 말에는 "요즘은 상상 이상의 일이 벌어지고 있으므로, 상황이 좋아지면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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