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시장·부동산 엇박자"…'대선 불출마' 놓고 날선 공방도
"박원순, 과거 文대통령 청산대상이라 해" vs "한번 실수를 갖고…"
박원순 "文 정부와 싱크로율 100%" 수비…세주자 모두 安 공격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예비후보들이 13일 첫 TV 방송토론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서울 상암동 JTBC 오픈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는 도전자인 박영선 의원과 우상호 의원이 선두 주자인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향해 '협공'을 펴고 이에 박 시장이 방어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초반에는 서울시의 미세먼지 대책을 두고 전선이 형성됐다.

박 의원이 먼저 "박 시장이 재임한 지난 6년간 서울의 풍경이 가장 많이 바뀐 것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는 점"이라며 "다시 말하면 '마스크 시장'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박 시장은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서울시를 무한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이 많아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좋아지긴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우 의원이 "서울시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을 썼는데 국민의 세금 150억원을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써도 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서울시민 대토론회에서 서울시민들이 제안한 정책"이라며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라고 응수했다.

강남 지역의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해서도 박 의원과 우 의원은 박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을 잡으려고 8·2 대책을 내놨는데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을 다수 허가해주며 폭등의 원인이 됐다"며 "국회에서도 국토부 장관 등이 매우 속상해했다. 서울시가 문재인 정부와 부동산 엇박자를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 역시 "강남에 집중적으로 재건축 허가를 내주면서 문재인 정부 최대 정책과제인 집값 안정이 혼선을 빚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런 비판에 "강남 부동산 급등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라는 기조 아래 재건축 기준을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라며 "주택정책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서울시의 싱크로율이 100%"라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박 의원과 우 의원에게 얻어맞을 각오를 하고 왔지만, 강남북의 격차는 수십 년간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서울시는 재정의 10%만 강남에 투입하는 등 격차 해소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의 '대선 불출마' 여부를 두고도 논쟁이 벌어졌다.

우 의원은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를 다음 대선을 위한 디딤돌로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서울시민에 대한 예우 문제"라며 "시장에 당선되면 대선에 불출마할 것인지 확실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이에 "서울시장으로 나선다는 것은 임기를 끝까지 채운다는 것이 상식 아니냐. 왜 자꾸 그런 것을 묻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우 의원은 "박 시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기득권을 대표하는 청산의 대상'이라고 하지 않았나. 청산의 대상과 협력할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 역시 "지난 대선에는 문 대통령을 청산대상이라고 했다가 시간이 지나서는 잘못했다고 하나. 시류에 편승해 선거를 의식하는 행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비판에 박 시장은 "실수 하나를 갖고 너무…"라며 "진짜 아픈 것만 빼내서(질문을 준비했다). 그때 제가 큰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처럼 '수비'를 하는 동시에 자신의 발언 순서 때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멀지 않았는데 서울시는 그동안 쭉 연구해서 10대 남북한 포괄협력사업을 준비했다"며 정책적인 면모를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에는 동시에 각을 세웠다.

박 의원은 안 위원장이 최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비판하는 것을 겨냥한 듯 "다른 사람을 비판하려면 자신의 과오부터 털어놔야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했는데 이 전 대통령의 재가 없이 가능했겠나"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 역시 "동감이다"라며 "그런데 안 대표는 의혹이 제기되면 설명을 하고 오해를 풀어야 하는데 '물타기'라며 피해가고 있다.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도 "저는 안 대표와 포스코 사외이사를 함께 하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저는 그만뒀다. 그 이후 안 대표는 이사회 의장을 했고, 포스코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 예비후보는 서로에 대해서는 인신공격성 발언은 자제하며 차분한 분위기로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 막바지에는 박 시장이 "우리가 한팀이면 '빅 팀'(BIG TEAM)이 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고, 우 의원은 "제가 시장이 되면 반드시 (저를) 도와달라고 부탁드린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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