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부호인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리야드 리츠 칼턴 호텔 연금에서 풀려나는 대가로 매달 3천만 달러(약 315억원) 상당의 자신의 주식 배당금을 사우디 정부에 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알왈리드 왕자의 다국적 투자회사인 킹덤홀딩스는 29일 알왈리드 왕자와 사우디 정부 간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정쇄신을 내세우며 알왈리드 왕자를 포함한 수백 명의 왕족과 고위관리, 사업가 등을 부패와 공금 횡령 등 죄목으로 체포했으며 알왈리드 왕자는 자금세탁 혐의를 받았다.

전 세계에 걸쳐 위락과 호텔, 신기술회사 등에 투자하고 있는 킹덤홀딩스는 이날 성명에서 알왈리드 왕자가 자신의 보유 지분에 대한 연례 현금 배당권을 전면 포기했다면서 분기별로 약 8천만 달러(약 840억 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으로 수억 달러에 해당하는 셈이다.

알왈리드 왕자는 포시즌스 호텔 체인을 소유하고 트위터와 중동 최대 TV 채널 가운데 하나인 로타나에 지분을 갖고 있다. 전체 자산이 170억 달러로 추산되는 그의 체포는 국제적인 충격을 안겨줬다.

알왈리드 왕자는 지난 1월 석방 후 인터뷰에서 수척한 모습이었으나 호텔 연금 중 대우를 잘 받았다고 밝혔으며 지난주 블룸버그 통신에 사우디 정부와의 합의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또 사우디 정부와의 '합의 액수'에 대해 확인하길 거부해왔으며 여러 보도는 그 액수를 60억 달러, 또 그가 사실상 회사에 대한 지배권을 상실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미국에 체류 중이며 지난 28일에는 사우디 왕족으로는 이례적으로 미국내 유대 지도자들과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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