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슬람의 최고성전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대모스크(알마지드 알하람) 안에서 보드게임을 즐긴 '대담한' 여성들이 화제가 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여성 4명은 금요 대예배가 열린 16일 늦은 밤 메카 대사원의 서쪽 문인 밥 말리크 압둘아지즈(압둘아지즈 국왕의 문) 부근에 터를 잡고 앉아 보드게임 '시퀀스'를 했다.

이들은 모두 눈만 내놓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검은색 니캅과 아바야를 입은 채 보드게임에 열중했다. 니캅과 아바야는 사우디 등 보수적 율법을 적용하는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 무슬림이 모스크에 갈 때 입는 복식이다.

이들 여성의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를 본 다른 이들이 대모스크 측에 알렸고 대모스크의 여성 예배실을 관리하는 담당자가 보드게임을 중단시켰다.

대모스크 관계자는 현지 일간 오카즈에 "그 여성들에게 모스크의 신성함을 존중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들이 이를 받아들여 바로 떠났다"고 말했다.

이슬람 율법은 도박을 금지하지만 보드게임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지침이 없고 이런 '사건'이 처음이라 대모스크 측도 당황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되자 '신성모독'이라는 비판과, "모스크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도 하는데 보드게임이 대수냐"라는 옹호론이 맞섰다.

보드게임은 아니지만 사우디 등 이슬람 국가 일부에서는 포켓몬 카드가 다신교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이를 이용한 게임을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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