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생산량 26만대→3만대, 생산액 5조→1조 급추락
협력 업체 줄도산 우려 "대량 실직사태 대비 해야

(군산=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공장이 문 닫으면 우리 같은 협력업체는 당연히 따라 망하는 거죠. 공장만 바라보고 일한 협력업체 근로자는 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대책이 안 섭니다."

한국 제너럴모터스(GM)가 설 명절을 불과 사흘 앞둔 13일 군산 공장 폐쇄를 결정하면서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들이 줄도산할 위기에 처했다.

당장 차량 생산 중단으로 일감을 얻지 못한 협력업체 폐업이 시작되면대규모 실직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북도와 군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한국GM 군산공장에 부품 등을 납품하는 1·2차 중소 협력업체는 135개로 추산된다.

근로자는 1만700여명으로 군산시 전체 고용비중의 약 22%를 차지한다.

근로자에다 가족 등을 합하면 최소 4만명 이상이 한국GM 협력업체와 연관돼 있다는 게 군산시 설명이다.

한국GM 군산공장은 차량 26만대를 생산한 2013년을 정점으로 생산량이 꾸준히 감소했다.

공장 가동률이 20%에 불과했던 지난해는 3만대 수준까지 급감했다.

같은 기간 5조원을 상회했던 생산액은 1조원대로 쪼그라들었고 공장 직원도 절반으로 줄어 현재 2천4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GM 계획대로 오는 5월부터 군산공장 차량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면, 고용승계가 담보되지 않는 이상 공장 직원은 물론이고 협력업체 근로자도 실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협력업체 임원은 "공장이 생산을 중단하면 우리도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며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들을 끝까지 챙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돈이 없는데 어떻게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이날 일방적인 공장 폐업을 통보한 한국GM에 강한 유감을 표하고 군산시와 함께 협력업체 경영안정 및 고용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경제계도 "1.2차 협력업체 줄도산에 이은 대규모 실직사태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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