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1936년식 부가티 타입 57SC 애틀랜틱이 페닌슐라 파리 호텔에서 개최된 명망 높은 페닌슐라 클래식 베스트 오브 베스트 어워드(The Peninsula Classics Best of the Best Award) 수상자로 호명됐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페닌슐라 클래식 베스트 오브 베스트 어워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클래식 카 8대(세계 최고의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차들 중 최고를 엄선)를 한 자리에 불러모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게 했다.

이번 상을 수상한 부가티는 멀린 자동차 박물관(Mullin Automotive Museum)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소재한 롭 앤 멜라니 월튼 재단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으며 2017년 샹티이 아트 앤 엘레강스(Chantilly Arts & Elegance)에서 ‘콩쿠르 데타 최고의 차(Best of Show Concours d’Etat)’로 선정된 바 있다.

홍콩 앤 상하이 호텔즈(Hongkong and Shanghai Hotels, Limited)의 회장이며 페닌슐라 클래식 베스트 오브 베스트 어워드의 공동 설립자인 마이클 카두리(Michael Kadoorie) 경은 이 상의 유산에 대해 언급하면서 “우리는 이 상을 통해 오랜 자동차 팬들을 열광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자동차 세계에 입문한 사람들의 열정에도 불을 붙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급 엔진으로 구동되고 많은 이들에게 최초의 슈퍼카로 인식되고 있는 이 부가티는 지금까지 생산된 4대의 타입 57 애틀랜틱 모델 중 한 대이며 현재 이 모델은 세계에 3대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 차량은 에토레 부가티(Ettore Bugatti)의 아들 장 부가티(Jean Bugatti)가 아르데코 운동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에 디자인했다.

장 부가티는 그가 디자인한 1935년식 에어로라이트(Aérolithe) 컨셉 카에 기반을 두고 이 차를 디자인했는데 이 컨셉 카는 마그네슘 합금 차체에 불이 붙을 것을 우려해 외부에 리벳을 줄줄이 박은 것으로 유명하다. 장은 애틀랜틱의 전체 알루미늄 차체에도 시그니처인 리벳 이음선을 유지했다.
 
부가티의 전통 부문 총괄 줄리어스 크루타(Julius Kruta)는 “부가티 타입 57SC 애틀랜틱은 자동차 경주의 보석이며 숨 막히게 아름다운 윤곽과 당대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장 부가티의 명작이다”며 “지금은 부가티의 유산인 ‘불세출의 힘과 아름다운 디자인’의 궁극적 표현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차대 번호 57373인 이 모델은 타입 57 애틀랜틱으로 최초 생산된 차이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에어로 쿠페(Aéro Coupé)’다.

이 모델로 최초 생산된 차 두 대가 에어로라이트와 기계적으로 유사하게 제작되어 에어로 쿠페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 차는 1936년 로스차일드 남작의 셋째 아들인 영국의 나다니엘 메이어 빅터 로스차일드(Nathaniel Mayer Victor Rothschild)에게 새 차로 인도됐고 82년 동안 몇몇 소유주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이 차는 국제적으로 전시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로스앤젤레스에 소재한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Petersen Automotive Museum)의 ‘부가티의 예술’ 전시회에서 전시됐다.

멀린 자동차 박물관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피터 멀린(Peter Mullin)은 “애틀랜틱은 프랑스식 자동차 스타일링에 대해 내가 우러러보는 모든 면을 최고 수준으로 갖고 있으며 자동차 수집가 세계의 모나리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며 “시그니처 곡선부터 항공기에서 영감을 얻은 리벳, 장 부가티가 디자인한 매끄러운 전체 알루미늄 차체에 이르기까지 이 차는 진정 대단한 예술품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훌륭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 경쟁자들과 함께 이 차를 세상 사람들 앞에 전시하게 되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 차를 공동 소유한 롭 월튼(Rob Walton)은 “나 역시 피터와 같은 생각이다”며 “다른 7대의 후보자들도 워낙 대단해서 이번 수상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기회에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클래식 자동차들의 품질과 아름다움을 한 발 뒤로 물러나 감상할 수 있었다”며 “나 같은 자동차 팬에게는 매우 기쁜 일이었다”고 밝혔다.

페닌슐라 클래식 베스트 오브 베스트 어워드의 설립자들은 모두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훌륭한 자동차, 완벽한 복원, 전통과 유산의 보존에 대한 공통된 열정으로 뜻을 모았다.

브루스 메이어는 “3회째를 맞는 페닌슐라 클래식 베스트 오브 베스트 어워드의 궁극적인 판단 기준은 타협하지 않는 품질과 디자인이다”며 “물론 이런 기준 때문에 존경스런 심사위원들도 수상자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뛰어난 맞춤 디자인으로 예술과 기술의 놀라운 조화를 이뤄낸 1936년식 부가티 타입 57SC 쿠페 애틀랜틱이 수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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