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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무리한 매각추진이 결국 매각 무산으로

대우건설 무리한 매각추진이 결국 매각 무산으로

  • 구정모 기자
  • 승인 2018.02.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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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본입찰에 호반건설 단독 참여 (pg)[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산업은행, 주가하락·흥행저조에도 매각방식 바꾸며 매각 추진
KDB생명·금호타이어 등 연이어 M&A 실패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호반건설은 재무적으로 튼튼하고 무리해서 사업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금력도 풍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047040]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 지난달 31일 매각을 담당한 전영삼 산업은행 부행장이 호반건설을 평가한 발언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을 한껏 치켜세웠다.

전 부행장은 그러면서 건설을 모르는 산업은행의 관리체제에 있기보다는 중견 건설사가 대우건설의 경영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런 바람은 호반건설의 포기로 물거품이 됐다. 호반건설은 8일 대우건설 인수를 공식으로 철회했다.

대우건설 매각의 위태위태함은 그동안 꾸준히 노출됐다. 산업은행이 무리해서 매각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부터 매각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러 차례 제기됐다.

산업은행은 당초 지난해 9월 말 매각 공고를 내려다가 2주 미뤘다. 그 당시 대우건설이 수주한 실적을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몸값'을 높이려는 이런 노력에도 시장의 반응을 시큰둥했다. 예비입찰에서 호반건설이 써낸 것으로 알려진 가격은 1조4천억 원. 산업은행의 매각 희망가인 2조 원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매각 희망가 자체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을 사들이는 데 투입한 3조2천억 원에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었다.

통상 인수·합병(M&A) 이슈가 있으면 주가가 오르지만, 대우건설 주가는 매각 공고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주가가 내릴 때마다 '유찰' 가능성이 언론에 회자했고, 산업은행은 이를 부인했다.

결국,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호반건설이 인수자로 낙점됐지만, 이번엔 특혜 시비 논란이 일었다.

호반건설이 지분 40%를 우선 사들이고 3년 뒤에 나머지 지분을 사겠다는 분할인수 방식을 산업은행이 수용해서다. 매각 공고 때 밝힌 지분 전량 매각 방침과는 다른 방식이다.

호반건설이 인수자금을 나눠서 마련할 수 있어 이런 분할 매각은 호반건설에 유리하다.

산업은행은 우선협상 대상자를 발표할 때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면서도 매각의 중요한 요소인 매각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M&A 시장의 관행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시장에는 매각가가 이미 주당 7천700원이라는 사실이 다 알려진 상태였다.

매각 무산의 요인인 대우건설의 지난해 4분기 부실을 산업은행이 사전에 알았는지도 논란거리다.

산업은행은 매각 과정 때에는 부실 발생 사실을 몰랐고 대우건설이 실적을 발표하기 전날에 보고받았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매각에 중요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부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관리능력의 한계를 보여준다.

특히 대우건설은 잠재 손실을 제대로 회계처리를 하지 않아 한 차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은 바가 있다.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 무산으로 그동안 추진한 굵직한 M&A건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는 굴욕을 안게 됐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했을 때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끝내 매각을 종결시키지 못했다.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매각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탓도 있었지만 결국 매끄럽게 일 처리를 하지 못한 산업은행의 책임도 적지 않다.

KDB생명은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등 모두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끝내 팔지 못했다.

산업은행과 시장이 생각하는 '몸값'의 차이가 커 앞으로도 매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3천억원 유상증자를 포함해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투입한 자금은 모두 1조1천500억원이다.

대우건설 매각과 같이 취득원가를 고려하지 않고 싸게 매물로 내놓아도 KDB생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좋지 않아 매수자가 나올지 미지수다.

KDB생명의 영업 적자가 누적되고 있지만 산업은행은 출신 임원을 KDB생명 임원으로 내려 보내는 '낙하산 인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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