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2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미국 미시간주 랜싱 법원이 30여년에 걸쳐 156명의 선수를 성추행한 미국 체조 국가대표팀 전 주치의 래리 나사르(54)에게 징역 175년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24일(현지시각) 미국의 미시간 주 랜싱 법원의 한 재판정서는 미국 체조 국가대표팀의 팀 닥터로 명성이 높았던 래리 나사르(54)에 대한 선고 재판이 열렸다.

재판을 담당한 로즈마리 아퀼리나 판사는 나사르에게 징역 최단 40년, 최장 175년을 선고했다.

한편, 지난 30년 동안 나사르에게 유린된 피해자는 모두 156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피해자 대부분은 미성년자 시절 나사르에게 치료와 재활 훈련을 받았던 체조 선수들이거나 댄서였다.

검찰은 나사르를 향해 “역사상 가장 많은 어린이 피해자를 낸 연쇄 아동성범죄자”라고 표현했다.

특히, 피해자 가운데에는 전 미국 체조 국가대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리 레이즈먼과 매케일라 마로니, 시몬 바일스, 가비 더글라스 등이 포함돼 미국 전역에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마로니는 나사르 사건이 불거지자 트위터에 ‘미투(Me Too)’ 해시태그를 달고 성폭력 피해를 밝혔다.

마로니는 “13살 이후부터 2016년 체조계를 은퇴하기까지 나사르에게 지속적인 성폭력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지난 2012년, 2016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레이즈먼 역시 15세 때부터 피해를 입어왔다고 TV 방송에서 밝히기도 했다.

더욱이 이 같은 사실을 공론화될 것을 우려한 미국 체조협회가 레이즈먼에게 “발설하지 말라”고 요구하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더 큰 논란을 야기했다.

또한, 나사르의 성폭력 피해자는 나사르가 담당한 스포츠 선수나 환자뿐만이 아니었다.

증언을 위해 법정에 섰던 카일 스티븐스는 단순히 부모와 친분이 있던 나사르에게 6년여 동안 성폭력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카일 스티븐스는 법정에서 “나사르는 내 나이가 여섯 살일 때 나를 처음으로 유린했다. 그 때 나는 아직 젖니조차 빠지지 않은 어린 아이였다”고 증언했다.

스티븐스의 아버지는 딸의 성폭력 피해를 믿지 않았다가 2016년에야 진실을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나사르의 범행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16년 9월, 레이첼 덴홀렌더를 포함한 두 명의 전직 체조선수들이 나사르를 성폭력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한편, 실제로 소속 선수들의 피해 사실을 은폐하려 한 미국 체조협회와 나사르의 범행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미시간주립대에 대한 수사가 착수된 상황이다.

미시간주립대 루 애나 사이먼 총장은 나사르의 선고 당일 사임했으며, 미국올림픽위원회 대표인 스콧 블랙먼이 체조협회 이사회 회원에게 이번 스캔들의 책임을 묻고 사임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블랙먼은 “30일까지 사임 후 2월 28일까지 임시 이사회를 구성하지 않으면 체조협회는 스포츠 운영 기구로서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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