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학생 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친 미국 켄터키 마샬카운티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당시 희생된 15세 여학생이 숨을 거두기 직전 엄마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실이 밝혀져 학생과 학부모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CNN은 25일 켄터키 현지 지역방송 WKRN을 인용해 총격 사건으로 숨진 베일리 홀트(15)양의 어머니 시크릿 홀트 씨의 말을 전했다.

홀트 씨는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는 말을 듣고는 베일리에게 여러 번 전화를 걸었는데 도무지 받질 않았다. 쉴 새 없이 휴대전화를 걸었는데 응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내 휴대전화가 울렸다. 딸이었다. 베일리였다"라고 말했다.

홀트 씨는 "베일리가 내게 전화를 건 것이 분명했는데 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들을 수 있었던 건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 총격으로 혼돈스러운 학교 안의 소리뿐이었다"고 말했다.

홀트 씨는 딸 베일리가 짧은 열다섯 살 생을 마감하면서 마지막으로 안간힘을 다해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라며 흐느꼈다.

당시 이 학교에는 15세 소년이 권총을 들고 들어가 수업이 시작하기 전인 오전 8시께 학교 내 공터에서 총을 난사했다.

베일리는 총에 맞은 뒤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15세 남학생 프리스턴 코프는 총에 맞고 병원으로 옮긴 뒤 숨졌다.

총격에 부상한 다른 10여 명의 학생 중에는 베일리와 막 6개월 정도 사귀기 시작한 남자친구도 있었다고 한다. 베일리의 남자친구는 목숨을 건졌다.

베일리의 아빠 제이슨 홀트 씨는 "딸은 매사에 완벽하려 애쓴 천사였다. 간호사가 되려고 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마샬카운티 고등학교 총격범인 15세 용의자는 미성년자임에도 2건의 1급 살인 혐의와 12건의 1급 상해 혐의로 기소됐다.

켄터키 주 맷 베빈 지사는 "우리는 이번 사건으로 오래도록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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