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인구 10만명당 의사 224명, 선진국은 337명…간호사는 더 부족
연간 의사 진료받는 평균 횟수 무려 16회…OECD는 6.9회에 그쳐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의사와 간호사 등 한국의 보건의료인력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은 OECD 평균보다 의료기관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어 국민 의료비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은 주로 대도시에 집중돼 있고, 특히 세종은 서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7'에 실린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병희 교수의 '건강 영역의 주요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전체 의료인 수는 1천10명이었다.

2000년 578명에 불과했던 의료인 수는 2005년 715명, 2010년 857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는 2000년 154명에서 2015년 227명으로 늘어났다. 간호사도 2000년 341명에서 664명으로 많아졌다.

그렇지만 선진국 수준은 여전히 따라잡지 못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의료 면허 소지자 중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는 활동의사는 2015년 기준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224명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337명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해 크게 뒤처진 수치다.

간호사는 더 부족했다. 2015년 인구 10만 명당 활동간호사 수는 한국이 594명이지만, OECD 평균은 898명이었다.

보고서는 "인구 대비 의사 수가 적다는 의미는 그만큼 환자를 더 진료해 의사의 노동 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간호사가 부족하면 그를 메워 줄 간병인 제도가 필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의료인 수가 부족하지만, 한국인은 의료기관을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에 1인당 연간 의료기관 방문횟수는 7.9일이었지만, 2016년에는 20.2일로 늘어났다. 국민 1인당 1년에 2.8일 입원하고 17.4일 외래진료를 받았다.

OECD 평균 의사 진료(상담) 횟수는 2015년 기준 6.9회지만, 한국은 16.0회로 두 배가 넘었다.

보고서는 "한국인의 의료이용이 많은 것은 병이 많아서라기보다는 1차 보건의료가 취약해 만성적인 증상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하지 않아도 될 입원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3년 기준 천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 입원자 수는 한국이 310.6명으로 OECD 평균(242.2명)보다 많았다. 당뇨병 입원자 수는 한국(310.7명)이 OECD 평균(149.8명)의 두 배 이상이었다.

이러다 보니 의료비 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경상 의료비는 1990년 7조3천억원에서 2016년 125조2천억원으로 폭발적 증가세를 보였다.

2016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의료비 비율은 한국이 7.7%로 OECD 평균(9.0%)보다는 낮지만,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한국의 경상의료비 대비 정부·국민건강보험 공적 부담 비율은 2016년 56.4%였다. OECD 평균(72.5%)보다 낮았다. 그만큼 병원을 이용할 때 개인 부담 몫이 크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의료기관의 수가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2015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병·의원 수는 서울 81.3개, 부산 72개, 대구 72.3개, 광주 70.2개, 대전 73.7개였다.

반면 세종은 48.8개로 전국 시도 가운데 인구 10만 명당 병·의원 수가 가장 적은 지역이었다. 서울의 60% 수준에 불과했다.

강원(52.2개), 경북(52.8개), 인천(53.8개), 경기(54.0개) 등도 병·의원 수가 많지 않았다.

치과 병·의원도 서울은 인구 10만명 당 47.4개였지만 전남(23.3개), 세종(23.7개), 경북(23.4개) 등은 그 절반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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