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문관광단지 내 공연장 용지매각 반대 이유

(서귀포=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서커스 공연장을 운영하던 업체의 한 직원이 공연장 용지매각을 반대하며 8시간 30분가량 고공시위를 벌였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공연장 부지에서 제주동춘서커스를 운영하던 신세계쇼앤서커스 직원 A(63)씨는 27일 오전 8시 42분께 몽골 천막 형태의 13m 높이 공연장 지붕 위에 올라갔다.

A씨는 임직원 명의로 배포한 호소문에서 "공연장 용지 임대권자인 한국관광공사는 신세계쇼앤서커스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제주도에 용지를 매각하기로 했다"며 "행정의 무자비한 갑질로 인해 수십 명의 직원과 그 가족이 실업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연장 용지 중 일부인 3천300여㎡만이라도 서커스장으로 쓸 수 있도록 매매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시위를 시작한 지 8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5시 10분께 가족과 동료 등의 설득으로 시위를 멈추고 소방 당국의 도움을 받아 공연장 지붕에서 내려왔다.

119구조대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A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상대로 고공시위를 하게 된 정확한 배경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과 도 소방안전본부는 A씨가 시위를 시작하자 특공대와 119구조대원 50여명을 보내 공연장 주변에 에어 매트를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안전 조치를 취했다.

신세계쇼앤서커스는 2012년 해당 공연장 부지 1만2천여㎡를 임대해 상설 공연장을 개장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로 수학여행단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에 따른 국내외 관광객 급감으로 적자가 누적되며 임대료를 내지 못해 최근 추가 임대 계약 없이 해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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