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상하이에서 20일 미국의 세계 최대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 열렸다고 외신들이 21일 보도했다.

매년 열리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지역에서 선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23회째를 맞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세계적인 모델들이 등장하는 화려한 무대로 손꼽힌다.

AFP통신은 빅토리아 시크릿이 패션쇼를 상하이에서 개최하는 배경에 대해 "커지고 있는 중국 시장을 겨냥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2015년 중국에서 여성 속옷 시장은 1천120억 위안(170억 달러·약 18조6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민텔은 중국 내 여성 속옷 시장이 2020년에는 지금보다 32%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중국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서 아시아 모델은 드물어, 지난해 가장 많은 4명이 무대에 올랐지만, 올해는 중국인 모델 7명이 런웨이를 활보했다.

이들 중국인 모델 가운데 리우웬은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높은 모델'의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번 패션쇼는 중국 사회가 개방적인 문화를 받아들이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혼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의 팝스타 케이티 페리가 이 패션쇼에 공연자로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중국 당국으로부터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

뉴욕포스트는 페리가 당초 입국이 가능하다고 통보받았지만 이후 중국 당국의 결정이 바뀌었다면서 대만에서 일어난 반(反) 중국 성향의 '해바라기 운동'과 관련됐다고 지적했다.

2013년 당시 친중국계 마잉주(馬英九) 대만 정부가 중국과 '양안서비스무역협정'을 체결한 뒤 이듬해 3월 입법원에서 협정을 날치기 통과시키려 하자 대만 대학생들이 입법원 점거농성을 벌였고, 시위대는 해바라기 장식을 가슴에 달고 시위를 벌였다.

케리는 2015년 대만 타이베이에서 공연할 때 해바라기 장식이 달린 의상을 입었고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흔들기도 했다.

패션쇼는 입장권이 판매되지 않았고 주최 측이 보낸 초청장으로 입장 가능했지만, 이 초청장이 온라인에서 최대 3만5천달러(3천820만원)에 판매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이번 패션쇼에선 20억원이 넘는 브라도 선을 보였다.

세계적인 보석업체 모아워드가 디자인한 '샴페인 나이트'의 가격은 200만 달러(약 22억원)로 6천개의 다이아몬드와 옐로 사파이어, 블루 토파즈가 사용됐다. 이 브라와 벨트 세트를 제작하는 데 350시간 이상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