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의 유명 여가수가 이집트에서 연 공연에서 반바지를 입었다가 큰 논란이 벌어지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고 중동권 언론들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논란이 된 가수 하이파 웨흐베(41)는 레바논 출신으로, 중동에서 '섹시 아이콘'만 등장한다는 펩시콜라 광고 모델에 기용될 만큼 인기가 높다. '중동의 비욘세'라고 불릴 만큼 노래와 춤 실력이 뛰어난 데다 육감적인 몸매를 지닌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웨흐베는 지난달 29일 이집트 카이로의 아메리칸대학(AUC)에서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지만 그의 무대 의상이 문제가 됐다.

그는 당시 청바지 재질의 짧은 반바지를 입고 공연했다.

공교롭게 공연 열흘 전 이집트에선 한 남성 변호사가 방송에 출연해 "허벅지의 절반을 노출한 옷을 입고 나다니는 여자를 희롱하고 성폭행하는 것은 국가적 의무"라고 망언하면서 큰 논란이 벌어졌던 터라 웨흐베의 반바지가 더 주목받았다.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공연장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자 노출 논란이 일었고 한 여성 기자가 공연을 허가한 이집트 가수조합에 공식 조사를 청구했다.

결국 가수조합은 웨흐베가 어떻게 짧은 반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르게 됐는지 경위를 조사하면서 그에게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대신 조사에 응한 그의 매니저는 가수조합에 사과하고 이달 말 공연에선 '정숙한' 의상을 입겠다고 약속했다.

웨흐베는 1일 그의 트위터 계정에 "다른 곳도 아닌 (분위기가 자유로운) AUC에서 반바지를 입어 문제가 된다니 놀랍다. 조사를 받으라니 어쨌든 받겠다"면서 불만을 표했다.

이집트 당국은 3년 전에도 그가 출연한 영화에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성적인 농담을 했다면서 상영을 금지했다.

웨흐베는 선정적인 춤과 복장을 이유로 여성의 노출에 보수적인 중동권에서 종종 논란이 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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